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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데스크시각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글 입니다.

[국제신문] 데스크시각 -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살아남으려면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17.06.01

조회수 314

첨부파일 : No File!
  • 국제신문 / 디지털뉴스부 inews@kookje.co.kr  / 입력 : 2017-05-31 19:24:06 / 본지 30면



  •  '한 유령이 유럽을 떠돌고 있다. 공산주의라는 유령이'. 1848년 프랑스 2월 혁명 직전 영국 런던에서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가 쓴 '공산당 선언'의 첫 문구다. 이 문서는 세계 역사를 바꿨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영향력 있는 정치경제 이론서의 고전으로 손꼽힌다.




     지난해 3월 인공지능(AI) 바둑기사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을 계기로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의 화두로 떠올랐다. 170년 전 공산주의가 유럽에 태동했을 때처럼. 얼마 전 끝난 대통령선거는 물론 신문, 방송, 학계에서 4차 산업혁명이라는 단어가 연일 등장한다. 하지만 그 개념은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다. 카이스트 원광연 명예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실체는 없다. AI, 드론, 빅데이터라는 키워드만 있을 뿐"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지난주 부산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열린 3개의 강연과 학술대회에 가봤다. 동아대 인문역량강화사업단과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공동기획한 특강 '인문학·과학 서로를 탐하다'-1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지식인(5월 23일 동아대 부민캠퍼스 김관음행홀), 부산메디클럽이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정석훈 연구팀장을 초청해 마련한 '4차 산업혁명과 의료경영' 특강(5월 25일 국제신문 24층 드마리스플러스뷔페), 한국과학기술학회가 '4차 산업혁명과 과학기술학'을 주제로 개최한 학술대회(5월 27일 부산대 제1 물리관)가 그것. 솔직히 내용을 다 이해하지 못했지만 우리가 현실적으로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관한 공통분모를 찾을 수 있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적응하려면 모방에서 벗어나 창의성과 상상력을 길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세돌·커제 9단을 이긴 AI에게 일자리를 빼앗길지도 모른다. 낮은 수준의 언어 및 수학 능력은 얼마든지 AI나 로봇으로 대체될 수 있어서다. 네이버 지식인 검색 같은 단순 데이터와 정보가 알려주지 않는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지식을 스스로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자신이 가진 상상력을 최대한 발휘해 아웃소싱할 수 없고 디지털화할 수 없고 자동화할 수도 없는 '대체 불가능한 사람'이 필요하다.

     한국과학기술학회장을 맡은 송성수 부산대 물리교육과 교수는 '인문학·과학 서로를 탐하다' 특강을 통해 "우리나라는 그동안 선진국의 모델을 모방하면서 압축성장해왔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모방이 더는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선진국이 먼저 경험한 문제와 해법을 아는 상황에서 속도가 관건이던 시대가 지나갔으므로 창의성과 상상력으로 승부를 걸라는 얘기다. 필로아트랩 이지훈 대표(철학박사)도 같은 특강 자리에서 "네이버, 구글을 검색하면 정보의 홍수에 빠질 순 있어도 그 정보와 정보를 연결해 자신의 지식으로 만들지는 못한다"고 말했다. 자료(data)-정보(information)-지식(knowledge) 순으로 등급이 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창의력 배양을 위해 독서와 예술 활동의 병행을 주문했다.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검색으로는 창의성에 한계가 있고 AI를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내비게이션이 없던 시절 운전자는 지도를 보고 길을 찾다 보면 길눈이 밝아졌지만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면서 공간지각력이 퇴화하는 이치다.


     정답이 하나라는 사고의 틀도 깨야 한다. 당면한 삶의 문제는 복잡하게 얽혀 있어 수능시험처럼 정답을 하나로 찍을 수 있는 게 아니다. 하나의 물음에 하나의 정답을 찾는 '수렴 사고'에서 벗어나 하나의 물음에 여러 개의 답을 생각하는 '발산 사고'가 요구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교육제도를 4차 산업혁명에 걸맞게 개편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인문학·과학 서로를 탐하다' 특강에 참석한 경남고 역사 교사는 "대학입시라는 현실 속에서 학생들의 융합적 사고를 길러주는 데 한계를 느낀다"고 했다. 늦은 감은 있지만 내년부터 고등학교 문·이과의 구분이 사라지고 융합 교육이 이뤄진다. 삶의 문제를 풀기 위해 현존하는 기술과 축적된 데이터와 정보를 연결하는 데 필요한 협력 학습, 소통 같은 '소프트 스킬'을 학교에서 길러줬으면 한다.

     '세계는 평평하다' '렉서스와 올리브나무'를 쓴 미국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바람이 바뀔 때 벽을 쌓는 사람도 있고 풍차를 만드는 사람도 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변화의 바람 속에 벽을 쌓아야 할까, 풍차를 만들어 할까. 선택은 우리의 몫이다.


    의료과학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