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킵네비게이션

공지사항

참여마당
공지사항
'[국제신문] 로봇은 동음이의어 ‘사과’ 어떻게 식별할까' 글 입니다.

[국제신문] 로봇은 동음이의어 ‘사과’ 어떻게 식별할까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17.12.01

조회수 364

첨부파일 : No File!
  • 국제신문 /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입력 : 2017-11-30 18:39:58 / 본지 19면


  • 로봇은 동음이의어 ‘사과’ 어떻게 식별할까

    동아대·부산과기협 ‘인문·과학의 만남’ 강연


    - 양자론 상보성, 음양이론과 상통
    - AI, 딥러닝 등 통해 사물 표현

    - 과학기술·예술 융합 교육으로
    - 4차 산업혁명 시대 대응해야

    4차 산업혁명 속 과학기술과 철학, 예술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지난 21일 오후 7시 동아대 부민캠퍼스 법학전문대학원 김관음행홀에서 열린 ‘인문학·과학, 서로를 탐하다’ 올해 마지막인 여섯 번째 시간의 주제는 다소 무거웠다. 그런데도 청중들의 질문이 끊이지 않아 평소와 비교해 30~40분 늦은 밤 10시에야 끝났다. 이 대중강연은 동아대 인문역량강화사업단과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공동기획했다. 조송현 동아대 겸임교수는 ‘양자역학에 배어 있는 철학’을, 김태희 영산대 지능로봇학과 교수 겸 지능정보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지능로봇, 철학, 예술의 융합’을 주제로 강의했다.



    ■ 대립적인 것은 상호보완적인 것

       


    조 교수는 천재 과학자들조차 양자역학의 난해함에 손을 들었다는 말로 강의를 시작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이자 아인슈타인 이래 가장 뛰어난 물리학자로 꼽히는 리처드 파인만은 ‘양자론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은 많아도 양자론을 정말로 이해하고 있는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고 말할 정도다.


    상보성 원리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미시세계를 설명하는 양자론의 철학적 기둥이다. 대립적인 것은 상호보완적이라는 의미로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의 원리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조 교수는 “고전물리학에서 배타적으로 파악했던 입자성과 파동 같은 대립적인 두 개의 물리량이 상호보완해 하나의 사물이나 세계를 형성하는 것이 상보성 원리”라며 “우주는 서로 대립하면서 보완하는 불가분의 구성요소에 의해 성립됐다고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주역(周易)’에 나오는 음양이론과 일맥상통한다. 주역에는 ‘우주 만물이 태극에서 나와 음양이 되고 음양이 또 음과 양을 낳는다. 음과 양은 상호보완적으로 존재하며 음에서 양으로, 양에서 음으로 변한다’고 돼 있다.

    양자론의 흥미로운 특징은 ‘비국소성(non-locality)’. 공간적으로 떨어져 있지 않고 얽혀 있다는 뜻이다. 조 교수는 “우주는 부품들로 분해하거나 조립할 수 있는 거대한 시계라기보다 모든 부분이 전체와 분리할 수 없는 거대한 유기체적 관계망의 총체”라고 말했다. 이는 자연과 인간, 육체와 정신을 구분한 근대과학의 기저에 깔린 이원론과 대비된다.




    ■ 인공지능은 어떻게 표현하나

    김 교수는 로봇과 인공지능(AI)이 어떻게 사물을 인식하고 표현하는지에 관해 철학적 질문을 던졌다. 로봇에게 ‘사과를 주워 접시에 올려놓아라’고 명령한다면 로봇은 어떻게 사과를 알아볼까? 김 교수는 청중에게 “세상에는 다양한 사과가 있다. 사과는 사과인데 어떤 사과를 말하는지? 우리 각자가 알고 있는 사과는 정말 같은 사과일까?”라고 반문했다. 김 교수는 노자의 ‘도덕경(道德經)’에 나오는 ‘도가도비상도(道可道 非常道) 명가명비상명(名可名 非常名)’을 인용하며 “표현은 겉으로 보이는 것일 뿐 내면에 숨어 있는 것을 다 표현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인공지능의 표현 문제는 인간이 쓰는 언어의 형태일 필요는 없다. 김 교수는 “인공지능은 정보를 나름의 방식으로 저장·분류·학습하는 신경망을 갖춘 딥러닝을 통하거나 정보를 개별적으로 입력·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로봇의 몸 전체 구조로 체화시켜 표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능은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관계와 상황 속에서 전개되는 역동적 능력이다. 그런 관점에서는 일상의 사물 역시 특정한 상황과 관계 속에서 잠재적 지능을 지닌다고 볼 수 있다. 김 교수는 “사람이 발로 돌을 차 넘어졌을 때 돌의 입장에서 보면 저 사람이 나(돌)를 차면 저 사람을 넘어지게 하겠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며 “미국 협업로봇 제조업체 리싱크로보틱스의 로드니 브룩스 회장이 밝힌 ‘(사물의) 지능은 세계와의 상호 작용에 의해 정해진다’는 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AI가 인간을 능가하는 시대 오나

    구글 커즈와일 이사가 2005년 출간한 ‘특이점이 온다’에서 기계가 인류를 넘어서는 순간을 ‘특이점(Singularity)’으로 정의하고, 2029년 인간 수준의 지능을 갖춘 컴퓨터가 등장하고, 2045년 인간은 불멸의 존재가 된다고 예측해 충격을 줬다. 조 교수와 김 교수는 “이공계와 인문사회계의 벽을 허물고 과학기술과 예술을 융합한 교육을 통해 생각하는 힘을 키우는 것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간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입을 모았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