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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바이러스 공포, 꿀벌도 겪고 있다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20.03.03

조회수 37139

첨부파일 : No File!

[바이러스 공포, 꿀벌도 겪고 있다]


원문기사 : https://www.sciencetimes.co.kr/news/바이러스-공포-꿀벌도-겪고-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 세계 사람들이 공포에 떨고 있지만, 지구상에는 사람 못지않게 바이러스를 무서워하는 생명체가 있다. 바로 꿀벌이다.

수년 전부터 꿀벌의 생명을 빼앗는 바이러스가 유행하면서 전 세계 꿀벌 농가가 깊은 시름에 빠져 있는 상황인데, 최근 들어 미국의 과학자들이 이 바이러스 전염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여 양봉업계의 비상한 관심을 끌고 있다.




매년 꿀벌들이 집단적으로 죽는 현상 발생

야채나 과일은 사람에게 영양분을 제공하고, 먹는 즐거움도 느끼게 해주는 중요한 식량이다. 하지만 이들 과채류의 상당수가 꿀벌에 의해서만 번식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국제식량농업기구(FAO)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세계 식량의 90%를 차지하는 100대 농작물 중 71개 품목이 꿀벌의 수정에 의해서만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과학자로 꼽히는 아인슈타인도 일찌감치 꿀벌의 중요성을 깨닫고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는 4년 안에 멸종할 수 있다’라는 가설을 주장했을 정도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 아인슈타인의 가설을 떠올리게 만드는 현상이 세계 곳곳에서 발생하여 사람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바로 꿀벌들이 집단적으로 죽는 ‘꿀벌 군집 붕괴(CCD, Colony Collapse Disorder)’라는 현상이다.

꿀벌들이 집단적으로 죽는 원인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략 살충제의 남용과 바이러스 감염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살충제 남용의 경우 ‘네오니코티노이드(neonicotinoid)’라는 살충제가 주범으로 꼽힌 바 있다. 농부들이 과수원에 뿌리는 농약에는 대부분 이 살충제가 포함되었는데, 꽃잎에 농약이 묻다 보니 꿀벌이 꿀을 채취하는 과정에서 살충제에 중독되어 죽게 된 것이다.

또 다른 원인인 바이러스의 경우, 꿀벌의 기생충과 이 기생충이 퍼트리는 바이러스가 주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기생충은 꿀벌의 면역력을 약화시키는 ‘바로아응애(Varroa mite)’이고, 이 응애가 퍼트리는 바이러스는 꿀벌을 기형적으로 만드는 ‘날개 변형 바이러스(deformed wing virus)’로 알려져 있다.

살충제의 경우는 네오니코티노이드의 폐해가 알려지면서 대부분의 농가가 이 살충제 사용을 금지했다. 그 결과 이 살충제를 과거에 사용했던 논과 밭의 인근 양봉장은 다시금 꿀벌이 날아들면서 개체 수 확보에 희망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반면에 바이러스에 의한 피해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은 살충제처럼 사람이 인위적으로 조절할 수 없다 보니 최근 들어서는 꿀벌 폐사의 대부분을 바이러스 감염이 차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유전자 변형된 장내 세균으로 바이러스 감염 극복

바이러스 감염의 원인과 해결방안을 제시한 과학자들은 미 텍사스대의 연구진이다. 이들은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매개체를 꿀벌의 기생충인 바로아응애라고 주장하면서, 오랜 시간에 걸쳐 이 기생충을 조사한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결과를 살펴보면 바로아응애는 꿀벌의 지방과 체액을 흡수하여 꿀벌을 쇠약하게 만드는 기생충이자, 꿀벌의 생존을 위협하는 날개 변형 바이러스를 전파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바이러스가 유행한다면 꿀벌 개체 수는 급격하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것이 연구진의 의견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낸시 모란(Nancy Moran)’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꿀벌의 장내에 살고 있는 세균을 주목했다. ‘스노드그라셀라 알비(Snodgrassella alvi)’라는 이름의 이 장내 세균은 꿀벌의 소화를 돕고, 병원체를 방어하는 역할까지 할 수 있는 미생물이다.

연구진은 장내 세균이 기생충과 바이러스를 죽일 수 있는 RNA를 계속 만들 수 있도록 유전자를 변형시켰다. 변형된 유전자를 가진 장내 세균이 기생충과 바이러스의 생존에 필수적인 유전자 기능을 차단시켜 이들을 사멸시킬 것이라 예측했다.

이 같은 예측이 맞는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연구진은 유전자가 변형된 장내 세균을 꿀벌에 주입하고 대조군과 비교하는 실험을 했다. 실험은 두 가지로 구분했는데, 바로아응애의 사멸률과 이 기생충이 옮기는 바이러스성 질병에 대한 생존율을 측정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 결과 유전자가 변형된 장내 세균을 갖고 있는 꿀벌의 경우, 대조군에 비해 바로아응애가 10일 이내로 사멸될 확률이 그렇지 않은 꿀벌보다 70%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바로아응애가 옮기는 바이러스에 꿀벌이 감염되었을 때, 유전자가 변형된 장내 세균을 가진 꿀벌의 생존율이 대조군보다 36.5%나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결과에 대해 모란 교수는 “유전자가 변형된 장내 세균이 꿀벌의 면역체계를 강화하고 바로아응애까지 사멸시키는 효과를 보였다”라고 언급하며 “CCD로 인해 큰 피해를 입는 양봉업계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기대했다.

치료도 치료지만, 텍사스대의 이번 연구결과는 RNA를 활용한 유전자 변형 방식이 일종의 백신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한 번만 꿀벌에게 유전자가 변형된 장내 세균을 주입하면 대를 이어 기생충과 바이러스를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실험실이 아닌 야외 현장으로 범위를 넓혔을 때는 기대효과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만 놓고 본다면 꿀벌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인 바이러스 전염병을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양봉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원문기사 : https://www.sciencetimes.co.kr/news/바이러스-공포-꿀벌도-겪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