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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IF] 우주 고고학 시대… 인디애나 존스, 이젠 발에 땀나게 뛸 필요없네' 글 입니다.

[조선일보][IF] 우주 고고학 시대… 인디애나 존스, 이젠 발에 땀나게 뛸 필요없네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17.11.14

조회수 4878

첨부파일 : No File!

[IF] 우주 고고학 시대인디애나 존스, 이젠 발에 땀나게 뛸 필요없네

이영완 과학전문기자  


입력 : 2017.11.11 03:01


위성으로, 레이저로 쭉 훑으면 감춰진 고대유적 모습 드러나

- 위성, 3000년 전 도시를
NASA 랜싯 적외선 영상, 땅속 수분의 차이를 감지
나일강 삼각주 지역서 주택 3000여 채 등 발견

- 밀림 유적 찾은건 '라이다'
공중에서 레이저를 쏴
수작업으로 25년 걸릴 입체지도 3일만에 완성
中美 마야유적 발굴 큰 공



         그래픽=김충민 기자


올 초 미국 앨라배마대의 고고학자인 사라 파캑 교수는 '글로벌 익스플로러(GlobalXplorer)'라는 인터넷 사이트를 열었다. 파캑 교수는 페루 정부의 지원을 받아 페루 각지를 촬영한 위성 영상 1100만여 장을 올렸다. 일반인들은 위성 영상에서 유적지로 보이는 구조물을 찾아 사이트에 올리는 방법으로 고고학 연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파캑 교수는 위성 영상을 통해 수천 곳의 미발굴 유적지가 발견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의 유적지에서 도굴이 일어난 현장도 같은 방법으로 찾을 수 있다.

고고학자 하면 영화에 나오는 인디애나 존스를 떠올리기 십상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고고학자들은 인디애나 존스의 카키색 작업복과 부츠, 정글도(刀)를 버렸다. 대신 적외선과 레이저, 우주 입자를 들먹이는 과학자로 탈바꿈했다.

사라 파캑 교수는 "이집트에서 발굴된 유적지는 전체는 10%가 채 되지 않는다"며 "위성 영상과 레이저 지도가 고고학을 근본적으로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우주 고고학(space archaeology)'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위성 영상으로 땅에 묻힌 고대도시 찾아

파캑 교수는 지난 2011년 위성 영상으로 이집트 나일강 삼각주 지역에서 3000년 전의 피라미드로 추정되는 17곳과 1000여 기 무덤, 3000여 채 주택 유적을 찾아냈다고 발표했다. 파캑 교수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랜싯 위성과 민간위성업체 디지털글로브의 퀵버드 위성이 찍은 적외선 영상을 분석했다. 파캑 교수는 "항공사진으로 숲을 연구한 할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위성 영상을 고고학에 적용했다"고 말했다. 파캑 교수는 지난해 지식 강연 프로그램인 테드(TED)가 획기적인 연구에 주는 상도 받았다.

우주 고고학의 원리는 이렇다. 이집트는 늦은 겨울이 우기(雨期)이다. 이때 땅속에 묻힌 벽돌은 수분을 많이 흡수하는데, 주변의 토양과 수분 흡수 형태가 다르다. 적외선은 그 차이를 포착할 수 있다. 파캑 교수는 이를 기반으로 30㎝ 두께의 진흙에 덮여 맨눈으로는 보이지 않던 주택과 도로의 흔적을 찾아냈다.

지하에 유적이 있으면 농작물이 잘 자라지 못한다. 토양을 통해 수분과 영양분을 잘 흡수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위성 영상은 이런 차이도 찾아내 유적지 후보를 추린다. 위성 영상으로 만든 유적지 지도는 해상도가 1m 크기까지 구분할 수 있는 정도였다.

레이저가 밀림 아래 유적의 입체 지도 작성

위성 영상이 모든 발굴지에 적용되지는 않는다. 중남미나 동남아시아의 밀림에 숨어있는 유적지는 위성 영상에도 드러나지 않는다. 이때는 레이저가 동원된다. 지난해 호주의 고고학자인 데이미언 에번스 박사는 캄보디아에서 항공기에 장착한 라이다(LiDAR, Light Detection and Ranging) 장비로 거대 도시의 유적지를 찾아냈다.

라이다는 공중에서 땅을 향해 레이저를 발사하고 지상의 물질에 부딪혀 반사되는 빛을 감지해 거리를 측정하는 장치다. 원래 1960~1970년대 미국의 아폴로 15호가 달에 가서 지형도를 만들기 위한 고도계로 개발됐다.

레이저는 파장에 따라 밀림의 맨 위층 나무에서 반사되기도 하고 일부는 나무 아래 땅까지 도달하기도 한다. 이처럼 각각 다른 곳에서 반사되는 레이저를 분석해 밀림 아래 숨겨진 유적지의 입체 지도를 만들 수 있다.

라이다는 미국 센트럴 플로리다대 앨런 체이스와 다이앤 체이스 교수 부부가 2010년 중미 벨리즈에서 550~900년에 전성기를 누렸던 마야 왕국의 카라콜 유적을 찾을 때 진가를 발휘했다.

항공기에 장착된 라이다는 단 사흘 만에 이전 25년간 사람들의 수작업을 거쳐 만든 지도보다 더 정확한 유적지 입체 지도를 만들어냈다. 해상도는 20㎝ 크기까지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다. 체이스 박사는 "1950년대 탄소동위원소 연대측정법과 1980~1990년대 마야 상형문자 해독만큼이나 라이다가 마야 고고학 연구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체이스 박사 부부가 라이다를 마야 유적지 발굴에 적용하게 된 것은 같은 대학 생물학 교수의 도움이 컸다. 이 교수는 NASA로부터 벨리즈의 밀림 식생(植生) 현황을 라이다로 추적하는 연구에 대한 지원을 받았다. 체이스 박사는 이를 고고학 연구로 확장한 것이다. NASA 역시 이집트와 캄보디아, 멕시코 등지에서 인공위성 영상이나 라이다 탐색 정보를 고고학 연구에 적용하는 연구들을 직접 지원하고 있다.

레이다, 로봇 동원해 지하 비밀 통로 발견

고고학에 동원되는 첨단 과학기술은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멕시코 연구진은 기원전 100년에서 750년까지 융성했던 테오티우아칸 유적지에서 피라미드 사이를 연결하는 지하 비밀 통로를 발견했다. 발굴은 2003년 폭우로 지하 통로의 한 입구가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통로가 진흙으로 가득 차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레이다 장비로 지하로 전파를 쏘고 그 반사파를 감지하는 방식으로 100m에 이르는 지하 통로의 입체 지도를 만들었다. 사람이 접근하기 어려운 지점에는 탱크 같은 무한궤도를 가진 로봇을 투입해 내장 카메라로 통로 내부를 확인했다. 최근에는 위성이나 항공기 대신 드론(무인기)이 발굴 현장에 종종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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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10/201711100174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