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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사이언스]아이언맨처럼 홀로그램 만지고 대화하는 세상 올까?' 글 입니다.

[동아사이언스]아이언맨처럼 홀로그램 만지고 대화하는 세상 올까?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18.04.02

조회수 19470

첨부파일 : No File!

아이언맨처럼 홀로그램 만지고 대화하는 세상 올까?


2018년 03월 09일 18:50

25일 오후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 2018년 동계올림픽 폐막식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중간에 스크린에 홀로그램 영상이 비춰지고 주변에 레이저영상이 뿌려지고 있다.-Newsis, sbs화면 캡쳐
2월 25일  2018년 동계올림픽 폐막식 중 중국 측의 공연이 진행되고 있다. 중간에 위치한 스크린에 띄워진 영상, 주변에는 레이저영상과 빛을 내는 옷을 입은 사람들이 혼합해 빛무리를 연출하고 있다. 사진 오른쪽하단은 이를 통해 용의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다..-Newsis, sbs화면 캡쳐

숱한 드라마를 낳고 막을 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에 화려한 홀로그램 용이 나타나 마지막까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폐막식 중 차기 동계 올림픽 개최지인 중국 베이징을 향해 날아가는 용이 등장한 것. 중심에 놓인 25개의 디스플레이에 비춰진 큰 줄기 주위로 레이저 빔 영상으로 연출한 용이 휘감아 올라가는 장면이었다. 이를 많은 언론에서 ‘홀로그램 용’이라 표현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최근 열린 2018 모바일월드콩그레스(이하 MWC)에서도 다양한 회사들이 홀로그램이 나오는 홀로렌즈, 홀로스피커 등의 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영화에서 봐왔던 홀로그램 시대가 성큼 다가온 것일까? 아직 답은 아쉽게도 ‘아니다’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홀로그램이라 이름 붙여진 공연이나 제품은 완벽한 의미의 홀로그램이 적용됐다 할 수 없으며, 다양한 방법으로 구성한 유사 홀로그램 수준이라고 입을 모은다.

 

현재 본래 개념 그대로의 홀로그램은, 볼 수 있는 각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최대 크기가 1~5cm 수준이다. 이를 개선하려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명확한 돌파구는 찾지 못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영화 스타워즈나 아이언맨에서 본 것과 같은 큰 크기의 홀로그램 영상 구현에는 시간이 꽤 걸릴 전망이다.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에서 로봇을 통해 레아공주가 홀로그램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있다. -윌트디즈니 코리아
영화 스타워즈 에피소드 4:새로운 희망에서 로봇을 통해 레아공주가 홀로그램으로 자신이 처한 상황을 알리고 있다. -윌트디즈니 코리아

폐막식의 용, 홀로스피커 등은 홀로그램 아니다!

 

1977년 개봉한 ‘스타워즈 에피소드4: 새로운 희망’에서 주인공 레아 공주가 위험에 처한 자신의 상황을 제다이 전사 루크 스카이워커에게 전하거나, 2008년 영화 아이언맨에서 토니 스타크가 홀로그램 영상을 자유자재로 움직이며 대화하는 등의 장면에서 홀로그램이 등장한 바 있다.

 

다양한 영화를 통해 친숙해진 홀로그램과 현재 우리가 공연이나 제품등에 붙이는 홀로그램은 전혀 다른 기술이다. 본래 홀로그램은 홀로그래피 기술로 만든 재생 가능한 기록 영상을 뜻한다. 여기서 홀로그래피는 빛이 가진 세기와 파동적 특징인 위상 등 두 가지 정보 전체를 뜻하는 ‘홀로(Holo)’와 기록한다는 의미의 ‘그래피(graphy)’가 결합해 ‘전체를 기록한다’는 의미다.

 

원리는 이렇다. 먼저 레이저 빛을 빔 스플리터로 둘로 나눈다. 그 중 하나로는 물체에 쏘아 반사되는 ‘물체광’을, 다른 하나로는 물체 옆에 둔 거울에 반사되는 ‘기준광’을 만든다. 이 두 빛이 섞일 때 생기는 간섭패턴을 감광재료에 물체가 가진 위상을 저장한다. 이후 필름에 빛을 쏘면 저장된 물체의 위상이 홀로그램용 스크린 위에 생성되는 원리다. 이때 감광 재료로는 은염(Silver-halide)이나 광중합체(photopolymer)를 사용한다. 이는 아날로그 홀로그램이라 불린다.

 

이병호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홀로그램은 물체 A의 빛 정보를 저장했다 특정 공간에 쏘아 곧바로 그 모습이 나타나게 하는 것”이라며 “이와 달리 대부분의 공연이나 제품에선 천장 등 다른 위치에서 미리 촬영한 영상을 쏜 다음, 반투명 거울이나 스크린을 통해 반사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홀로그램 스피커 같은 제품도 대부분 이런 반사 원리를 쓴 유사 홀로그램”이라며 “동계 올림픽 폐막식에서 등장한 용 역시 레이저 빛을 이용해 연출한 것으로, 대중이 알기 쉽게 홀로그램이라 표현하고 있지만 과학적으로는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물체광과 기준광의 간섭패턴을 감광재료에 새겨두고 추후 기준광만 쏘아도 간섭패턴에 있던 물체광이 재현된다(왼쪽). 디지털 홀로그램에 재생에 사용되는 공간광변조기(Spatial Light Modulator)로 간섭패턴을 표시하기 위해 기록된 빛을 공간에 띄우는 모든 소자를 일컫는다. -동아사이언스, 3i
아날로그 홀로그램 원리로, 물체광과 기준광의 간섭패턴을 감광재료에 새겨두고 추후 기준광만 쏘아도 간섭패턴에 있던 물체광이 재현되는 모식도다(좌) - 과학동아 제공 , 디지털 홀로그램에 재생에 사용되는 공간광변조기다. - (우) 3i 제공
 
 

디지털 홀로그램, 스타워즈 레아 공주 미니 사이즈로 구현 가능해

 

앞서 아날로그 홀로그램이 정적인 홀로그램 영상을 구현한다면, 현재 널리 연구되고 있는 디지털 홀로그램은 영화 속 레아 공주와 같은 움직이는 홀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

 

디지털 홀로그램은 물체가 가진 빛의 위상과 세기를 저장하는 감광재료로 CCD 카메라를 사용한다. 물체의 위상을 카메라로 촬영하는 것이다. 이를 기록된 빛을 공간에 띄우는 각종 소자들로 구성한 공간광변조기(Spatial Light Modulator, 이하 SLM)로 재생한다.

 

이 교수는 “만화 영화를 제작할 때 수십 수백개 컷을 그려 이어붙이는 것처럼 아날로그 기술로 움직이는 홀로그램을 만들려면 시간과 노력이 너무 커 한계가 있다”며 “디지털 기술은 컴퓨터로 SLM에서 나오는 빛의 위상이나 진폭을 조정하면 돼 비교적 쉽게 움직이는 영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홀로그램으로도 몸통의 폭이 20cm, 높이가 50~60cm 되며 360도 전방향에서 봐도 일그러지지 않는 레아공주와 같은 3D 홀로그램은 현재로선 구현하지 못 한다. 다만 소형 레아공주는 제작할수 있게 됐다. 지난 2015년 12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가 세계 최초로 가로와 세로, 높이가 약 2.5cm 정도 되는 크기의 전방향 홀로그램을 만드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박재형 인하대 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2018년 현재 기준에서도 1~5cm 정도의 홀로그램이 최대 크기인 상황”이라며 “렌즈등을 통해 우회적으로 확대할 수 있지만 크기에 따른 시야각 확보, 해상도 등에서 상용화까지 가기 어려운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홀로그램을 만지고 있는 아이언맨의 토니스타크(위). 홀로렌즈를 착용해 증강현실 홀로그램을 체험하는 모습(아래왼쪽)과 핸드폰 액정에 홀로그램 증강현실을 생성한 모습니다. 향후 자동차 운전시와 같은 고정된 시야각을 요구하는 특수상황에 한해 안경식 렌즈를 끼지 않고도 홀로그램을 볼수 있는 헤드업(Headup) 디스플레이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위키트리,서울대 제공
홀로그램을 만지고 있는 아이언맨의 토니스타크(위). 홀로렌즈를 착용해 증강현실 홀로그램을 체험하는 모습(아래왼쪽)과 핸드폰 액정에 홀로그램 증강현실을 생성한 모습이다. 향후 자동차 운전시와 같은 고정된 시야각을 요구하는 특수 상황에 한해 안경식 렌즈를 끼지 않고도 홀로그램을 볼수 있는 헤드업(Headup) 디스플레이 기술이 연구되고 있다. -위키트리,서울대 제공
 

토니 스타크처럼?...만지고 대화는 못해도 보는 것은 구현 가능해

 

홀로그램을 띄워놓고 손동작으로 자유자재로 크기를 조정하며, 홀로그램과 이어진 인공지능 컴퓨터와 음성으로 대화까지 하는 아이언맨 속 토니 스타크의 모습은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했다.

 

이병호 교수는 "자유자재로 변하면서 사람과 대화하는 아이언맨의 홀로그램은 첨단기술의 집합체"라며 "홀로그램과 함께 감지 센서 기술, 인공지능 기술 등이 결합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각의 기술은 아직 여기에는 한참 못 미치는 상황이다.

 

현재 우리도 출시된 다양한 홀로 렌즈 상품 등을 착용하면 준비된 증강현실 속 홀로그램 영상을 360도 풀시야각으로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앞서 설명한 이유로 시중의 어떤 제품도 렌즈 없이는 원하는 크기와 완벽한 시야각까지 두루 갖춘 홀로그램을 구현하지 못한다.

 

비록 토니 스타크 처럼 만지고 대화하는 것까지는 어렵겠지만 가까운 미래에는 시야각이 고정된 특수 상황이라면, 별도의 안경식 렌즈를 끼지 않고도 3D 홀로그램을 만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이른바 헤드업(Head UP)디스플레이 기술을 통해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 기술은 운전할 때 차량의 앞창문이나 휴대폰 화면처럼 사용자의 시야가 고정된 상황을 특정해 시선 앞쪽으로 홀로그램을 띄우는 방식이다. 이 교수는 “차를 운전하는 상황에선 운전자의 시야각이 대체로 고정돼 있다”며 “차량 창문앞에 홀로그램으로 교통정보 등을 작게 띄우는 정도는 2~3년 내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