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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 바다의 불청객 ‘해파리’의 재발견' 글 입니다.

[사이언스타임즈] 바다의 불청객 ‘해파리’의 재발견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20.02.03

조회수 33704

첨부파일 : No File!

[바다의 불청객 ‘해파리’의 재발견]



원문기사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b0%94%eb%8b%a4%ec%9d%98-%eb%b6%88%ec%b2%ad%ea%b0%9d-%ed%95%b4%ed%8c%8c%eb%a6%ac%ec%9d%98-%ec%9e%ac%eb%b0%9c%ea%b2%ac/?cat=128


2012년 4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중북부 지역의 300만 가구에 정전이 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디아블로 캐넌 원자력발전소의 가동이 갑자기 중단되었기 때문이다. 원전 부근이 전형적인 단층 지대였던 탓에 지진이 일어난 것 아니냐는 의심이 일었다.

하지만 조사 결과 원인은 다른 데 있었다. 원전 가동을 멈추게 한 범인은 바로 ‘샐프’라는 해파리였다. 엄청난 수의 샐프들이 몰려와 원전의 취수구를 막아버린 것이다.

해파리는 어민들에게도 달갑지 않은 동물이다. 갑작스로운 개체 수 급증으로 양식장을 초토화시키거나 어망을 못 쓰게 만들어버리기 때문이다. 또한 여름철이면 해파리 쏘임 사고가 일어나 피서객들이 직접적인 피해를 입기도 한다. 해파리에게 쏘일 경우 아나필락시스로 알려진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유발돼 자칫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한때는 해파리가 지구의 바다를 점령하게 될 것이라는 ‘해파리 지배설’이 괴담으로 나돌기도 했다. 기후변화와 해양오염 등으로 해파리 개체 수가 점점 늘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해파리 개체 수가 오히려 줄어드는 현상도 관찰되었으며, 해파리를 잡아먹는 다양한 종류의 천적들이 확인돼 이제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런데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공과대학 및 스탠퍼드대학의 연구진이 이 바다의 불청객들을 ‘사이보그’로 만든다는 소식이 전해져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진은 보름달물해파리의 밑면에 수영을 제어할 수 있는 전자 장치를 고정시킨 다음 두 개의 전극을 해파리 옆면에 달았다.

전자 장치는 해파리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폭 2㎝의 원통형 상자 안에 장착되었으며, 코르크 부유물과 스테인리스스틸을 추가해 부력을 유지하고 중심을 잡게 했다. 전자 장치를 켜게 되면 규칙적인 전자 펄스가 해파리의 근육을 자극해 수영 속도를 높이게 된다.


평소 수영 속도보다 3배 빠르게 헤엄쳐

연구진은 6마리의 보름달물해파리에 전자 장치를 장착시킨 다음 수조 속에서 시험한 결과, 해파리들이 평소 속도보다 3배 정도 빠르게 헤엄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최신호에 게재됐다.

지금은 이 장치가 해파리의 수영 속도만 올려주지만, 앞으로는 조종 및 감지 기능도 추가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연구진은 조종 장치를 통해 해파리에게 좌회전이나 30도 회전, U턴 등의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또한 감지 기능을 하는 센서는 해파리가 이동하는 모든 경로의 해양 온도 및 염도, 산소 수준 등을 추적할 수 있게 된다. 즉, 해파리를 이용해 현재와 미래의 해양 상태 및 기후변화 정도를 실시간으로 수치화할 수 있는 셈이다. 이처럼 바닷속의 패턴을 이해하는 것은 날씨를 예측하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살아 있는 동물을 사이보그화시켜 센서로 활용한다는 점은 윤리적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보름달물해파리의 경우 스트레스를 받을 때 점액을 분비하지만 전자 장치를 부착한 후에 그런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한 실험이 끝난 후 전자 장치를 제거하면 해파리가 수일 내에 평상시처럼 다시 기능을 회복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럼 해파리가 해양을 감시하는 사이보그 동물로 선택된 까닭은 과연 무엇일까. 지구의 바다는 13억㎦ 이상에 이를만큼 넓고 크다. 이처럼 거대한 바닷속을 잠수함이나 로봇 등으로 모니터 하려면 엄청난 비용이 소모될 수밖에 없다.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동물

그러나 해파리들은 다양한 온도와 깊이의 바다 전체에 이미 널리 퍼져 있다. 심지어 그들은 낮은 기초대사율과 단순한 구조라는 장점으로 5차례의 대멸종을 겪어낸 생물이다. 망망대해를 감시하기에 이들만큼 적합한 동물이 없는 셈이다.

또한 해파리는 로봇과 달리 식사를 통해 스스로를 강화시킬 수 있다. 에너지 공급 없이 그냥 방치해도 몇 년 동안 생존한다. 해파리에 부착되는 전자장치 자체는 배터리를 필요로 하지만, 임무가 전극을 자극할 뿐 해파리의 수영 능력에 동력을 공급하지 않으므로 에너지 효율이 높다.

연구진은 사이보그 해파리가 기존의 해양 로봇보다 에너지 효율이 10~1000배 더 높다고 밝혔다. 해파리는 수영할 때 에너지를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몸통을 구부릴 때 주위의 수압을 변화시키지 않고 전방 운동을 증가시키므로 에너지를 그만큼 덜 사용하는 것이다.

또 하나의 장점은 해파리가 심해에서도 서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로봇이나 잠수함 같은 경우 심해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심해에 강한 로봇이나 잠수함을 제작하려면 비용이 많이 든다. 하지만 해파리에 부착하는 전자 장치를 심해에 강한 부품으로 만드는 것은 훨씬 쉬운 편이다.

바다의 불청객으로만 여겨져 오던 해파리가 앞으로는 지구의 바다와 환경을 지키는 감시자로 변신할 수 있을지 기대해본다.


원문기사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b%b0%94%eb%8b%a4%ec%9d%98-%eb%b6%88%ec%b2%ad%ea%b0%9d-%ed%95%b4%ed%8c%8c%eb%a6%ac%ec%9d%98-%ec%9e%ac%eb%b0%9c%ea%b2%ac/?cat=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