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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공기로 만드는 단백질…제3의 대체육이 온다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20.04.01

조회수 12350

첨부파일 : No File!

공기로 만드는 단백질…제3의 대체육이 온다


미생물 이용해 탄소로 단백질 제조콩에서 추출한 것보다 함유량 2배
식물육·배양육 이은 ‘공기육’ 주목1960년대 우주생존법 연구서 출발

가축 사육 안해 온실가스 배출 않고환경 오염·동물 윤리 걱정도 없어

미·유럽 기술기업들 상품화 나서동물 사료용 제품은 이미 시판중
화력발전소 탄소 포집에도 유망인도선 소 방귀·트림을 원료로



온실가스 배출, 환경 파괴, 동물 생명 윤리에 대한 고민이 식품부문의 기술 혁신을 부르고 있다. 식물 단백질로 만드는 식물고기가 지난해부터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고, 동물 세포를 증식해 만드는 배양고기는 상품화를 앞두고 있다. 최근 이와는 다른 제3의 대체육 제조 기술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미생물을 이용해 공기에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이른바 ‘공기육’ 기술이다. 콩과 글루텐가루를 버무려 만드는 콩고기에서부터 따지면 4세대 단백질 기술의 등장이다. 식품으로 상용화할 경우, 식물고기·배양고기보다 더 ‘청정한’ 단백질 시대가 열리게 된다.

이 기술이 전혀 새로운 것은 아니다. 원조는 1960년대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우주비행사 식품 조달 시스템 연구였다. 나사가 먼저 검토한 것은 수직 농장이나 3D프린터 같은 것이었다. 오늘날엔 널리 보급된 기술이지만 당시 나사는 1년간 검토한 끝에 비현실적이란 판단을 내렸다. 2단계로 자연 세계로 눈을 돌려 찾아낸 것이 바로 수소를 에너지원으로 삼는 수소영양박테리아였다. 연구진은 이 미생물이 이산화탄소를 먹고 단백질을 토해내는 것을 발견했다. 나사는 이를 이용하면 우주에서도 식품용 단백질을 자급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우주비행사들이 날숨을 통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현장에서 곧바로 단백질로 전환해주는 식품 자급 시스템이다. 이 연구는 1967년 12월 보고서로 발표됐다.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 재활용 기술을 연구하던 미 MIT 물리학박사 출신의 리사 다이슨 박사의 손에 이 보고서가 들어왔다. 그는 이 아이디어를 상품화하기로 하고 지난해 공기단백질 기업 `에어 프로테인'을 설립했다. 나사의 구상을 반세기가 지난 뒤 지상으로 가져와 친환경 식품 제조 기술로 재탄생시킨 셈이다. 에어프로테인의 공기단백질은 순도 80%로, 콩의 단백질 함유량 40%의 두배다. 에어프로테인은 유산균 제조와 같은 공정을 이용해 동물성 단백질과 조성이 거의 같은 단백질 식품을 만들어낼 계획이라고 말한다.

공기단백질은 몇달씩 작물을 재배할 필요 없이 며칠만에 식품을 생산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다이슨 박사는 “세계가 식물 기반 고기를 포용하고 있지만 공기 기반 고기이야말로 지속가능한 식품 생산의 다음 진화 단계”라며 “인구가 계속 증가하는 상황에서 자연 자원에 부담을 주지 않고도 식량을 공급할 수 있는 해법 중 하나”라고 말한다. 에어프로테인은 현재 상품화를 위한 협력업체를 찾고 있다.




2017년 11월에 설립된 핀란드의 솔라푸드도 공기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방법을 개발했다.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미생물에 주면 미생물이 이를 먹이로 삼아 단백질과 탄수화물, 지방을 토해낸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하는 방식으로 공급하고, 탄소는 공기 중에서 채취한다. ‘솔레인’이라는 이름의 이 단백질의 주된 용도는 빵이나 파스타, 요구르트를 포함해 기존 식품의 단백질 함량을 높이는 것이다. 솔라푸드는 배양육을 만드는 과정에서 동물 세포에 아미노산을 공급하는 데도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솔라푸드에 따르면 솔레인 단백질은 식물육, 배양육보다 100배나 더 친환경적이다. 1㎏의 소고기를 생산하는 데는 1만5천리터의 물이, 1㎏의 대두를 생산하는 데는 2500리터의 물이 필요하지만, 솔레인 1㎏을 생산하는 데는 10리터의 물만 있으면 된다는 것이다. 솔레인 단백질 함량은 65%다. 솔라푸드는 현재 하루 1㎏의 공기단백질을 시험 생산하고 있다. 2021년 중 시판에 들어갈 계획이다. 유럽우주국과 함께 이 기술을 우주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지도 연구하고 있다.





공기단백질 원료로는 석탄화력발전소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를 직접 쓸 수도 있다. 영국의 전력기업 드랙스는 `바이오에너지를 이용한 탄소 포집 이용 및 저장 프로젝트'의 하나로 이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발전소에서 배출하는 탄소를 미생물에 먹이로 줘 최고 70% 함량의 단백질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생산하는 단백질은 양식 어류와 동물 사료용으로 공급한다. 이르면 올해 안에 양산 시설을 구축할 계획이다.





미 캘리포니아의 생명공학기업 컬리스타는 공기 대신 천연가스에서 추출한 메탄을 이용해 단백질을 생산한다. 흙 속에 풍부한 메탄영양박테리아를 발효기에 넣고 여기에 천연가스 주성분인 메탄을 공급해주면 단세포 단백질이 만들어진다. 이 기술은 원래 1980년대에 개발됐다. 하지만 당시엔 채산성이 맞지 않아 상품화엔 이르지 못했다. 컬리스타는 사장됐던 이 기술을 2014년 노르웨이 국영 석유기업 에퀴노르로부터 사들였다. 셰일가스의 등장으로 천연가스 시장이 위협받으면서 잠자던 기술이 깨어나게 됐다. 컬리스타의 단백질 역시 동물 사료용이다. 컬리스타는 이를 주원료로 한 어류, 가축, 반려동물 사료 첨가제를 이미 유럽에서 시판 중이다. 컬리스타는 최근 양식 어류용 사료 제품을 연간 10만톤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중국에 짓기로 하고 합작기업을 세웠다. 우선 1단계로 연간 2만톤 생산 능력의 공장을 지어 2022년부터 가동한다.

소를 신성시하는 힌두교의 나라 인도에선 소의 트림, 방귀에서 배출되는 메탄을 단백질로 바꾸는 기술을 개발했다. 인도 벵갈루루의 스타트업 ‘스트링바이오’이 주인공이다. 이 회사는 올해 안에 동물 사료용 단백질 제조 공장을 짓고, 2단계로 식용 단백질 제품도 개발할 계획이다.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cience/technology/930605.html#csidxad5683406387abda6eaf3e7ae0024a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