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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 도청도설-우장춘의 나팔꽃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17.08.11조회수 87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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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청도설] 우장춘의 나팔꽃 ?1970년대 일본에서는 나팔꽃이 공해(公害) 측정용으로 활용됐다. 그 꽃잎이 오존, 이산화황 등 대기오염물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에서다. 나팔꽃은 덩굴의 아래 잎이 피해를 입어도 위쪽 잎은 꾸준히 자라기 때문에 오염물질이 방출되는 곳에 계속 놔두면 시간에 따른 오염정도를 알 수 있다. ?한해살이 덩굴식물인 나팔꽃은 여름이 제철이다. 예부터 약재로도 써 왔다. ‘세종실록 ’지리지에 기록돼 있다. 한방에서는 말린 나팔꽃 씨를 견우자(牽牛子)라 부른다. 이뇨 작용에 좋고 부종 ·요통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견우자란 명칭은 이 꽃의 씨앗을 주는 대가로 소 한 마리를 끌고왔다는 뜻에서 붙여졌다. 그만큼 귀한 몸이었다. ?그런데 나팔꽃은 잘 보기 힘들고 약한 목숨이다. 이른 새벽에 피었다가 낮에 금세 지고 만다. 가냘픈 줄기로는 혼자 자랄 수 없어 다른 것에 의지한다. 나무에 붙어서는 천천히 휘감아 오른다. 겉으로는 구불구불한 곡선 모양으로 우회하는 것 같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원통형의 나무를 직사각형으로 펼쳐보면 직선이다. 가장 빠른 길을 택해서 위로 올라가는 나팔꽃의 성장 지혜인 셈이다. ?나팔꽃은 교잡(交雜)이 잘 생기는 까닭에 변종이 130여 종에 이른다. 그래서 유전학 연구에 유용하다. 고 우장춘 박사(1898~1959)가 나팔꽃을 연구하며 세계적 육종학자로서의 입지를 닦았다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그런 그의 나팔꽃 연구 결과물 등 관련 기록 713점이 80여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 그가 1930년대에 이뤘던 결과물로, 국가기록원에 기증돼 영구 보존의 길이 열렸다. 그동안 일본에 있는 유족이 소장해 온 걸 우리 정부 당국이 오랜 설득 끝에 기증받았다. 기록물 중 나팔꽃 조사·연구노트 등은 잡종 식물이 어떤 원종의 게놈으로 이뤄졌는지를 규명한 것으로, 그가 세포유전학의 창시자임을 알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는 평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