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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신문]융합교육 원조 세종, 장영실 키웠다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17.09.15

조회수 8276

첨부파일 : No File!

융합교육 원조 세종, 장영실 키웠다

동아대 ‘장영실의 현재성’ 강연, 이윤택 연출가·정태섭 교수나서

국제신문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 ?|? 입력 : 2017-09-14 18:55:15 ?|? 본지 22면


- “조선 독자적 천문역법 만들자
- 중국 견제로 역사에서 사라져”
- 새 화폐 과학자 얼굴넣기 제안

조선 시대 최고의 과학자로 꼽히는 장영실이 환생했다. 지난 12일 오후 7시 동아대 부민캠퍼스 김관음행홀에서 열린 ‘인문학·과학, 서로를 탐하다’ 대중강연에서다. 이날 주제는 ‘장영실의 현재성’. 이 강연은 동아대 인문역량강화사업단과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공동기획했다. 올해 여섯 차례 강연을 진행하는데 이날 행사는 그 네 번째 시간. 부산 출신의 그를 환생시킨 이는 연극 ‘궁리’ ‘오구-죽음의 형식’ 등을 연출한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과 엑스레이 아트를 국내 최초로 개척한 정태섭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교수 겸 세종대왕 기념사업회 부회장. 이 감독은 ‘연극 ‘궁리’로 구현한 장영실과 그의 시대’, 정 교수는 ‘세종시대의 국제관계와 과학기술 문화환경’을 주제로 강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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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동아대 부민캠퍼스에서 열린 ‘인문학·과학, 서로를 탐하다’ 강연에 참석한 시민이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 이지훈 필로아트랩 대표, 정태섭(왼쪽부터) 강남세브란스병원 교수에게 질문하고 있다.
이 감독과 정 교수 역시 부산 출신으로, 인문학적 소양과 상상력을 가지고 독자적 문화 영역을 구축해 ‘문화 게릴라’, ‘괴짜 의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이 감독이 장영실을 소재로 쓴 장편소설 ‘궁리’는 연극, 뮤지컬로 무대에 올려진 데 이어 최근 관객 1200만 명을 돌파한 영화 ‘택시운전사’ 장훈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정 교수의 엑스레이 아트 작품은 과학과 예술의 융합 사례로 초중고등학교 미술 교과서 7종과 초등학교 4학년 2학기 과학 교과서 1종에 실렸다. ‘그대와 축배를’ ‘해바라기’ ‘장미의 영혼’ ‘언약’은 지난해 인기를 끈 송중기 송혜교 주연의 TV 드라마 ‘태양의 후예’ 소품으로 등장했다.

■장영실, 호모파베르

이 감독은 장영실을 공작인이라고 불리는 호모파베르(Homo Faber)라고 규정했다. 한 번 보기만 하면 무엇이든지 만들 수 있는 신의 손이라는 뜻이다. 이 감독은 “이순지라는 천문과학자가 이론을 정립하면 장영실이라는 호모파베르가 빈틈 없이 제작했다”고 밝혔다. 세종은 신권정치를 주창하는 인문학자(성리학자)를 견제하기 위해 백성과 손 잡고 한글 창제를 포함해 민본정치를 폈고, 그 연장선상에서 과학기술, 농업, 음악, 의학 등을 발전시켰다는 게 이 감독의 견해다.

■세종, 융합교육(STEAM) 원조

정 교수는 세종대왕을 최근 주목받는 융합인재교육(STEAM)의 원조라고 했다. STEAM이라는 말은 과학(Science) 기술(Technology) 공학(Engineering) 예술(Arts) 수학(Mathematics)의 첫 글자를 딴 합성어다. 정 교수는 “세종대왕은 집현전의 유학자와 간의대(천문대)의 장영실 같은 과학자를 불러모아 토론하면서 측우기, 양부일구(해시계),자격루(물시계) 등을 창조했다는 점에서 STEAM 교육의 원조”라고 강조했다.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 덕택에 세종 시절에는 과학기술이 융성했다. ?정 교수는 대표적 과학자로 장영실 이외에도 ▷이천(금속활자 ‘갑인자’ 제작) ▷이순지(중국과 다른 조선만의 천문역법 ‘칠정산’ 개발) ▷정초(우리 땅에 맞는 농사기술을 담은 ‘농사직설’ 완성)▷노중례(우리만의 치료법을 담은 ‘향약집성방’ 편찬) ▷박연(궁중음악 정비) ▷문종(화차 제작)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조선만의 독자적 천문 역법?

이 감독과 정 교수는 ?천민에서 종3품 당상관까지 신분 상승한 장영실이 갑자기 역사 속에서 사라진 이유에 대해 우리 나라에 맞지 않은 중국(명나라) 천문 역법 대신에 독자적인 천문 역법인 칠정산을 만드는 과정에서 중국으로부터 견제당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당시 명나라 사신은 “조선의 천문 역법을 만드는 것은 하늘을 다스리는 황제의 권위를 훔쳐가는 것”이라며 “장영실을 국청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청은 조선 시대 왕명으로 모반·대역 같은 국가적 중죄인을 심문·재판하기 위한 특별 재판기관을 말한다. 이 감독은 “조선의 천문 역법을 만든 것은 중국 북경에 있는 북극성을 조선 경복궁 동궁으로 옮기는 프로젝트다. 중국 천문 역법을 따를 때 생기는 시차를 없애고 조선만의 시간을 가지는 독립선언”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남은 과제

강연에 이어 토론에서는 동아대 박은경 인문과학대학장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인문학과 과학의 융합을 위한 해법을 묻자 이 감독은 “‘이것이냐 저것이냐’는 서양의 이분법적 사고에 벗어나 일원론적 세계관을 지닌 우리나라 전통 미륵 후천개벽 사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정 교수는 “많은 사람이 통섭을 주창하지만 세종대왕, 장영실처럼 실천한 사람을 거의 없다”며 실천을 강조한 뒤 “언제가 10만 원권 새 지폐를 만들게 된다면 장영실 같은 우리 과학자 얼굴을 넣자”고 제안했다. 정 교수는 5만 원권 지폐가 생길 때 ‘새 화폐 우리 과학자 얼굴 올리기운동’을 주도한 바 있다. 사회를 맡은 이지훈 필로아트랩 대표는 “부산 동래에서 태어난 천재 과학자 장영실의 이름을 딴 장영실과학고가 부산과학고로 개명돼 아쉽다”고 지적했다.?

?오상준 기자 letitbe@kookj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