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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타임즈]암석마저 바꾸는 미생물의 생존 본능' 글 입니다.

[사이언스타임즈]암석마저 바꾸는 미생물의 생존 본능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20.05.12

조회수 3856

첨부파일 : No File!

암석마저 바꾸는 미생물의 생존 본능




화성 유인탐사 프로젝트를 추진 중인 미국항공우주국(NASA)는 지난 2016년 국제감자센터와 공동으로 화성에서 어떤 품종의 감자가 적합한지 알아보기 위한 사전 재배 실험을 진행했다. 이때 연구진은 칠레 북서부의 아타카마 사막에서 가져온 토양을 사용했다.

실제로 아타카마 사막의 토양은 화성의 토양과 매우 유사하다. 화성 탐사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 토양에 함유된 화학 성분을 분석한 결과 광물 감람석 성분, 화학적 풍화 정도, 토양 황산 농도 등이 놀라울 만큼 흡사했던 것이다.





지구에서 가장 건조한 곳으로 유명한 아타카마 사막은 화성과 매우 비슷한 환경을 갖고 있다. 바위, 모래언덕, 운석으로 형성된 구멍들, 그리고 오래전에 말라붙은 고대의 호수 등으로 이루어진 풍경은 마치 화성과 흡사하다.

수십 년 동안 강수가 전혀 내리지 않은 곳도 있으며, 일부 지역의 하천은 300만 년 이상 건조한 상태를 유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몇몇 산을 제외하면 6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서도 산악 빙하를 볼 수 없다. 빙하가 생기는 데 필요한 눈이 내리는 일이 드물기 때문이다.

덕분에 연중 청명한 날씨를 보여 세계에서 별을 관측하기 가장 좋은 곳이기도 하다. 이 사막의 해발 5000m 고원에는 현존하는 세계 최대 전파망원경인 ‘아타카마 대형 밀리미터?서브밀리파 간섭계(ALMA)’가 설치돼 있다.




미생물이 암석의 유형을 변화시켜


미국 존스홉킨스대학 생물학과 조셀린 디루지에로 교수는 아타카마 사막에서 시아노박테리아가 들어 있는 석고 조각들을 잘라내 캘리포니아대학 재료공학부 데이비드 키사일러스 교수에게 재료 분석을 의뢰했다.

전 세계 사막에서 흔히 발견되는 시아노박테리아인 ‘크루우코키디옵시스( choroocochidiopsis)’는 화성 식민화를 위해 연구되고 있는 미생물이기도 하다. 햇빛에서 에너지를 얻어 산소를 생산하는 이 박테리아를 화성에서 번식시키면 대기를 만들 뿐만 아니라 식물이 생존할 수 있는 유기물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크루우코키디옵시스는 뜨거운 햇빛, 극도의 건조함, 거친 바람과 같은 가혹한 사막 환경으로부터 그들을 보호해 주는 가느다란 바위층 아래에 살고 있다. 그런데 이 박테리아가 들어 있는 석고 표본을 실험실에서 분석한 결과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미생물이 암석의 유형 자체를 변모시킨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즉, 건조한 환경의 시아노박테리아가 생존을 위해 석고에서 물을 흡수함으로써 탈수 광물인 경석고로 바꾼 것이다. 황산염 광물 중 가장 흔한 석고는 물을 포함하는 수화 황산염 광물이며, 경석고(Anhydrite)는 화학성분에 물 분자가 없어 무수물이라고도 불린다.

이 미생물이 광물 속으로 파고들어간 방법도 놀랍다. 연구진이 라만 분광계가 장착된 전자현미경을 사용해 조사한 결과, 시아노박테리아는 수분을 섭취하기 위해 유기산이 포함된 얇은 점막을 분비하면서 마치 광부처럼 바위 속으로 들어간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이들은 칼슘과 황산 이온 사이에 존재하는 물에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석고의 특정 결정학적 방향으로만 관통했다.



습기 많으면 무수물로 변하지 않아


과학자들은 오래전부터 미생물이 가혹한 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 광물로부터 물을 추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심해왔다. 하지만 이를 실험으로 증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디루지에로 교수는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에 공개됐다.

연구진은 자신들이 진행한 연구 결과를 검증하기 위해 좀 더 통제된 조건에서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시아노박테리아가 두 가지 다른 조건에서 서식하도록 0.5㎜ 크기의 암석을 만든 것. 그중 하나는 높은 습도의 환경을 유지하는 조건이었으며, 다른 하나는 사막의 환경처럼 완전히 건조한 환경이었다.

실험 결과 습기가 많은 곳의 석고는 경석고로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습기가 많은 곳에 있는 시아노박테리아는 바위에서 물을 얻을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석고에서 물을 뽑아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으므로 시아노박테리아가 암석의 성질을 변화시킨다고 연구진은 주장했다.

이 연구에 대한 자금은 미국 육군연구소와 NASA가 지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자금 지원 이유에 대해 관계자는 유기체가 화성과 같은 극한의 환경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 알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NASA는 아타카마 사막 중심에 화성연구센터를 건립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성규 객원기자


원문기사 : https://www.sciencetimes.co.kr/news/%EC%95%94%EC%84%9D%EB%A7%88%EC%A0%80-%EB%B0%94%EA%BE%B8%EB%8A%94-%EB%AF%B8%EC%83%9D%EB%AC%BC%EC%9D%98-%EC%83%9D%EC%A1%B4-%EB%B3%B8%EB%8A%A5/#.XrVO3biZ9IU.kakaotal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