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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빨라도 되는 거야? - 초음속 훈련기 'T-50'' 글 입니다.

이렇게 빨라도 되는 거야? - 초음속 훈련기 'T-50'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06.10.18

조회수 4809

첨부파일 : No File!
우리나라 자체기술로 개발한 세계 최초의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이 지난해 말부터 양산체제에 들어갔다.
그동안 공군이 전투기를 타기 전에 연습용으로 사용한 훈련기는 이탈리아 M-346이나 영국의 HAWK-128등이 주류였는데 이들 훈련기는 최대 속도가 각각 마하 0.95와 마하 0.88로 실제 전투기 속도인 ‘초음속’에 도달하지 못한다. 또한 이 두 훈련기 모두 상승 한도가 45,000피트 정도로 역시 전투기 상승 높이인 55,000피트(고도 14km)에 미치지 못한다. 따라서 전투기 훈련자들이 훈련기를 통한 연습과 실전에서 느끼는 격차가 클 수밖에 없었다.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10년이 넘는 노력 끝에 지난 2001년 ‘T-50’을 제작, 2003년 초음속 돌파 비행에 성공해 마침내 지난해 말 우리 공군에 두 대가 인도돼 현재 공군 훈련용으로 사용되고 있으며 양산 단계 들어갔다.

‘T-50’은 이름만 훈련기이지 실제로는 최신예 전투기에 버금가는 최첨단을 달린다. 당장 전투용으로 써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우선 속도는 마하 1.5(시속 1,800km)다. 세계에서 음속으로 날 수 있는 훈련기는 ‘T-50’이 유일하다. 각국이 사용하는 전투기들이 마하 2.0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거의 전투기 속도에 근접했다.

또한 ‘T-50’은 30만개가 넘는 부품과 15km에 이르는 전선을 담고 있는데 부품의 60%는 통신ㆍ전자ㆍ컴퓨터 관련 부품이다. 즉 기존 훈련기가 소위 기계와 쇠덩어리의 합체라면 ‘T-50’은 첨단전자부품의 총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례로 ‘T-50’의 이착륙은 컴퓨터가 맡고 있다. 조종석을 보면 컴퓨터와 조이스틱뿐이다. 조종사가 목표지점을 미리 입력해 놓으면 컴퓨터가 목표지점을 찾아가도록 돼 있다. 조종사는 필요시 조이스틱으로 추가적인 조종만 하면 된다.

또한 플라이바이와이어(fly by wire) 시스템을 채택했다. 즉, 과거에는 조종 손잡이와 연결된 케이블이나 유압장치를 통해 비행기 날개에 부착된 조그만 방향조절 날개를 기계적으로 구동했기 때문에 조종손잡이에 많은 힘(?)을 가해야 했다. 그러나 ‘T-50’은 전기신호를 조이스틱으로 조종제어컴퓨터에 보내면 컴퓨터가 해당 입력신호와 현재 항공기의 상태, 대기상태, 속도, 고도 등을 고려해 비행방향을 변환하는, 주날개나 꼬리날개 등에 붙은 방향조정날개를 움직여 조종사가 원하는 만큼 항공기가 움직이도록 해준다. 이러한 시스템은 비행기 밖의 대기상황이 악조건이라도 이를 감안해 비행기를 안정상태로 유지시켜 주기 때문에 현대 항공기에서는 필수적이다.
‘T-50’에 장착된 컴퓨터는 하늘에서 조종사가 손을 놔도 일초에 수십 차례 정보를 수집하며 마치 자신이 조종하듯 조종 날개를 미세하게 움직인다.

조종석 앞에 붙은 계기장치 또한 과거 아날로그 형태를 벗어나 모두 디지털로 전환됐다. 조종사가 좌석에 앉으면 마치 여러 대의 최신형컴퓨터 앞에 앉은 기분이 들 정도다. 이런 디지털 계기장치는 지상으로부터 비행정보, 임무정보 전달을 신속ㆍ용이하게 받아 조종사로 하여금 비행이나 임무를 더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게 한다.
디지털 계기장치에 붙은 계기판에는 △조종사가 밖을 보면서 동시에 고도ㆍ속도ㆍ항공기 자세 등을 정보를 볼 수 있도록 해주는 ‘전방시현기’(head up display) △총천연색 평면 LCD판에 무기장착ㆍ무기상태 정보, 레이더 탐색에 의한 표적정보를 나타내주는 다기능시현기(Multi-Function Display) △통신ㆍ항법 등에 대한 자료입력 및 정보제공을 하는 전방상향 조종기(Integrated Up-Front Controls) 등이 대표적이다.
또한 통합다기능감지기도 장착돼 있는데 이 감지기는 ‘T-50’ 비행의 기본 정보인 고도, 속도 등을 계산하는 데 필요한 데이터인 압력정보 및 비행기 날개와 기류 사이의 각도 정보 등을 하나의 센서로 측정 비행제어 컴퓨터에 전달한다. 이런 통합 감지기의 장점은 관련 센서들을 하나로 통합해 비행기 무게 및 정비비용을 줄이고 조종사에게 종합적인 정보를 빠르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T-50’의 또다른 특징은 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공간과 자리를 마련했다는 것인데 이는 개발 전부터 전투기로의 발전을 염두에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KAI는 테스트용 연습기 4대를 만들었는데 그 중 2대를 실제 무기를 장착한 공격기로 제작했다. 이 공격기는 ‘A-50’으로 불린다.
‘A-50’은 하늘에서 지상을 공격하는 데 쓰이는 공대지 미사일, 레이저 유도 폭탄, 경공격 무기 등을 장착할 수 있다. 지난 해 8월 ‘T-50’ 양산1호기 출고 후 이어진 공대공 기총 발사, 무장 투하, 공대공 미사일 발사실험을 거쳐 올해 1월 24일 공대지 유도탄에 대한 실험까지 마쳐 ‘A-50’에 대한 개발완료를 마친 상태다.
참고로 ‘T-50’의 공대지 임무수행능력 오차는 1km당 4m이다. 전투기인 ‘F-16’의 경우 8m의 오차가 있는 것을 감안하면 전자장비를 통한 무기정확도 측면에서 ‘F-16’보다 우수함을 알 수 있다.

그 외에도 좌석은 탠덤(Tandem)으로 설계됐다. 즉 2인용인 ‘T-50’은 앞뒤 좌석이 좌우로 비껴서 배치된 게 아니라 일자로 높낮이를 둬, 앞좌석을 낮추고 뒷자석을 더 높게 배치한 것이다. 계단형 극장식 좌석배치를 생각하면 된다. 훈련기의 좌석을 좌우병렬로 배치하면 조종사의 시야를 서로 가리기 때문에 이를 개선한 것이다.
또한 비행훈련생과 교관과의 조종간 연동을 위해 비행 및 임무기능을 중첩시켜 앞좌석, 뒷좌석 모두 조종석에서 비행 조종이 가능하게 했다. 이는 비행훈련을 극대화 시키려는 개발팀의 노력의 결과다.

아직 예산문제 등이 걸림돌로 남아있지만 연구진은 ‘A-50’을 더 발전시켜 전투기 ‘F-50’을 개발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전투기가 되려면 현재 무기적재용량을 5톤에서 6톤까지 늘려야 하고 레이더 인식거리를 현재 수십 km에서 100km이상으로 높여야 하는데 ‘T-50’은 전투기로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우선 뒷좌석을 없애고 1인승으로 만들면 1톤의 무기도 더 싣고 고성능 레이더로 교체도 가능하기 때문에 ‘F-50’의 개발도 충분히 가능하다.
관계자들은 ‘T-50’ 개발 배경에 대해 자주국방의 핵심인 한국형차세대전투기(KFX)의 플랫폼을 만들려는 구상이 깔려 있다고 설명한 바 있는데, ‘T-50’가 향후 공군전력 및 항공산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못 기대가 된다. (글 : 서현교 – 과학칼럼니스트)


<참고> ‘T-50’의 명칭은 공군의 생일을 기념해 나왔다. 당초 KTX-2(Korean Trainer Experimental-2)로 불렸으나 지난 1999년 공군 창설 50주년을 기려 ‘T-50’으로 최종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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