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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적인 오로라의 비밀을 벗겨라! 테미스 프로젝트' 글 입니다.

환상적인 오로라의 비밀을 벗겨라! 테미스 프로젝트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07.03.20

조회수 19013

첨부파일 : No File!
추운 겨울 밤 유럽이나 캐나다의 북부지방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동쪽 하늘에서 서쪽 하늘로 길게 펼쳐지는 아름다운 오로라를 보는 행운을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오로라는 밤하늘에 갑자기 나타나 수 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에만 지속되기 때문에 한 밤중에 바깥에서 추위에 떠는 고생을 견뎌야 한다. 황록색, 붉은색, 노란색, 청색, 보라색 등 다양한 색으로 나타나는 오로라는 오랫동안 사람들에게 신비한 존재였다.

지난 2월 17일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탐사위성 5개가 한꺼번에 한 로켓에 실려 발사되는 일이 있었다. 바로 바로 오로라의 발생원인과 지구 전리층에 미치는 영향을 탐사하기 위해서다. 그리스 신화의 지혜와 판단의 여신인 테미스(THEMIS)의 이름을 따 ‘테미스 프로젝트’라 불리는 이번 연구를 통해 인류는 신비한 오로라의 비밀을 벗겨낼 것이다.

먼저 오로라에 대해 지금까지 알려진 사실을 살펴보자. 아래의 그림01은 알래스카 지역에서 관찰된 오로라의 사진이며, 그림02는 우주에서 지구 북반구에 발생하는 오로라의 발생 모습을 그린 가상의 그림이다. 그림02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북반구의 극지방을 중심으로 오로라가 발생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태양은 끊임없이 우주공간으로 플라스마를 방출하고 있고 지구는 자기장을 형성하고 있다(그림03). 지구로 날아온 플라스마 입자 중의 일부는 지구 자기장에 이끌려 초당 500km 정도의 매우 빠른 속도로 대기로 진입하는데 이를 ‘소폭풍’이라고 한다(그림04). 이 과정에서 높은 에너지를 갖고 있는 태양 플라스마 입자와 공기분자가 충돌해 형형색색의 빛을 발하게 되는 데 이것이 오로라다.

오로라가 발생하는 위치와 시기에 대해 과학자들은 아직도 의견일치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오로라의 원인이 태양에서 방출된 플라스마 입자와 공기의 충돌임은 분명하지만 어떤 이유로 플라스마 입자가 지구의 자기장에 의해 매우 빠른 속도로 끌려오는 지, 그리고 언제, 우주의 어느 곳에서 이런 현상이 발생하는 지에 대한 논쟁이 지난 30여 년간 계속돼 왔다.

이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얻기 위해 ‘테미스 프로젝트’가 실시됐다. NASA가 주도하는 탐사위성 5개가 한꺼번에 중형 로켓 델타 II 로켓에 실려 우주로 발사됐다. 사실 지구에서 관찰하는 오로라는 신비하고 아름다운 모습이지만 다른 한 편으로는 고 에너지의 플라즈마 입자가 지구 주변의 우주에 떠돌아다니는 것이기 때문에 통신 위성이나 GPS 위성의 작동을 방해하며 우주정거장 등에서 생활하는 우주인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소폭풍이 왜 발생하는지 과학적으로 이해하고 예측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의미 있는 일이다.

그런데 왜 5개나 되는 인공위성을 함께 쏘아 올렸을까? 그건 소폭풍이 일어날 수 있는 범위가 대단히 넓기 때문이다. 소폭풍은 태양과 반대편으로 길게 형성되는 지구 자기권(magnetoshpere)의 어느 한 지점에서 발생한다. 하나의 인공위성으로 이처럼 거대한 공간에서 발생하는 소폭풍을 관찰해 오로라의 발생원인과 발생 장소를 밝힐 수 없다.

따라서 인공위성들은 각각 우주공간의 다른 위치에 배치된다(그림05). 5개 인공위성은 모두 타원형 궤도로 비행하며 각기 다른 원지점(Apogee, 위성궤도 중에서 지구로부터 가장 먼 거리)을 갖는다. 바깥쪽의 1번 관찰위성은 지구 표면으로부터 지구 반경의 30배 되는 위치에, 2번 위성은 20배, 3,4번 위성은 12배, 그리고 5번 위성은 제일 가까운 10배 되는 지점의 궤도를 돈다. 이들은 4일에 한 번씩 측정하려는 위치에 정렬하며 동시에 전기장, 자기장, 플라즈마 입자 분포 등을 측정한다.



앞으로 2007년 9월까지 각 위성의 상태를 점검한 뒤 각각 다른 궤도로 진입하게 된다. 그 뒤 2년 동안 오로라 탐사 임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관찰 위성 군은 일정 기간마다 관찰방향을 변경하는 데 그림07에서 보듯이 올해 9월부터 12월까지는 A처럼 지구의 북반구에 수직 방향으로 위성 군이 정렬되며, 12월부터 2008년 4월까지는 B처럼 정렬되어 오로라의 발생원인을 규명할 예정이다. 2008년 4월부터 6월까지는 지구 남반구에 수직 방향으로 5개 위성이 정렬되며(C), 2008년 6월부터 10월까지 태양방향으로 정렬하여(D) 지구 자기권과 태양 방출 플라스마 입자의 상호 작용을 관찰할 예정이다.

5개의 위성을 우주 공간에서 일직선으로 정렬하여 우주 상태를 관찰하는 일은 우주탐사 역사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작업으로 매우 정밀한 궤도제어 기술을 요구하고 있다. 따라서 이 탐사 계획의 성패는 얼마나 정확하게 인공위성 군을 일직선으로 정렬할 수 있는 가, 그리고 얼마나 정확하게 5개 위성을 동시에 원하는 궤도로 옮겨 가도록 제어할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고 하겠다.

관찰위성 5개는 모두 같은 크기와 기능을 갖고 있다. 각 인공위성은 모두 4개의 추진 장치를 갖고 있으며, 이 중 2개는 4.4N의 축 방향 추력을, 나머지 2개는 위성의 접선 방향 추력을 발생시켜 자세를 제어하도록 설계돼 있다. 특히 축 방향 추력은 위성의 궤도를 변경하는 수개월 마다 사용되므로 추진제 소모가 많다. 이런 이유로 이들 위성의 수명은 2년으로 다른 위성에 비해 매우 짧다.

탐사 결과 오로라 발생에 대한 과학적 원인이 밝혀진다면 우리는 겨울 밤하늘에 낭만적이고 환상적으로 펼쳐지는 오로라를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게 될까? “흠… 태양 입자가 이제야 대기권의 질소 분자와 충돌하는 군”이라고 중얼거리게 된다면 모처럼 만나는 오로라의 정취를 빼앗지는 않을까 걱정이다. (글 : 이창진 건국대 항공우주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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