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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레이야 비켜라! T-레이가 나간다!!' 글 입니다.

X-레이야 비켜라! T-레이가 나간다!!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08.05.07

조회수 6179

첨부파일 : No File!

X-레이 없는 세상을 상상할 수 있을까?
X-레이는 병원에서 골절 여부를 알아내는 촬영뿐만 아니라 공업용으로 재료나 제품의 비파괴검사를 할 때도 쓰인다. 고미술품이나 그림의 진품 여부를 감정하기도 하고, X-레이의 강한 에너지를 이용해 인체 내부에 있는 염증이나 종양 등을 치료하기도 한다. 특히 공항 보안 검색대에서 X-레이는 없어서는 안 될 존재인데 그 이유는 마약이나 총기류 등 불법 소지물을 감시하는데 쉽고 빠르게 조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X-레이는 현재 우리네 삶속에서 빼 놓을 수 없는 기술이 되었다.

1895년 독일의 물리학자 뢴트겐이 처음 발견한 이래, X-레이는 우리 생활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다. 보통 진공 방전관 내에서 높은 전압으로 가속한 전자를 타깃(target: 표적)이라는 금속판에 충돌시키면 0.01nm~10nm 사이의 전자기파(X-레이)가 발생한다. 이렇게 발생된 X-레이는 투과력이 높아서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지만 과다하게 사용할 경우 위험할 수 있다.

X-레이의 주파수는 100만조(10의 18승) Hz 안팎. 에너지가 워낙 커 X-레이 피폭량이 어느 한계를 넘으면 생체 세포에 변화가 생겨 피부암을 초래하거나 유전적 기형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런 특성은 푸른곰팡이의 품질개량에 이용되는 장점도 있지만,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위험이 된다는 단점도 있다. 공항 검색대에서 승객의 소지품에 X-레이을 쫴는 반면, 승객에게는 X-레이를 직접 조사하지 않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렇다면 보다 안전하면서도 X-레이를 대체할만한 것은 없을까?

X-레이의 대안으로 강력하게 떠오르는 것이 테라헤르츠 카메라(Tera Hertz camera)다.
줄여서 T-레이(T-ray)라고도 부르기도 하는데, 일반적으로 T-레이는 적외선과 전자기 스펙트럼의 극초단파 사이에 있는 0.5-4.0 테라헤르츠(THz: 10의 12 승 Hz)의 전자기파를 사용한다. 여기서 ‘테라’는 1조를 뜻하는 그리스어이고, 테라헤르츠파의 주파수는 1,000억∼10조 헤르츠(Hz)다. 즉 1초에 적어도 1,000억 번 이상 진동한다는 의미다.

T-레이는 종이, 나무, 플라스틱, 심지어 시멘트까지 웬만한 물체들은 대부분 투과하지만 물과 금속은 통과하지 못하는 독특한 성질이 있다. 무엇보다 T-레이 에너지는 X-레이의 100만분의 1정도에 불과해서 옷 속에 숨긴 흉기나 폭발물을 찾기 위해 승객에게 쪼여도 부작용이 거의 없다. 최근 영국 런던을 위시한 주요 도시의 공항 등에서 불법 소지물을 감시하는 T-레이 카메라가 등장한 것도 안전성이 높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물질이 테라헤르츠파의 주파수 내에서 특정 영역을 흡수하기 때문에 T-레이는 X-레이로 판별해 내기 어려운 가루 형태의 폭발물이나 마약, 플라스틱 흉기 등도 분별해 낸다. 뿐만 아니라 조직이 치밀하지 않은 암세포에는 쉽게 침투하고 정상 조직에는 잘 침투하지 못하는 T-레이의 특성을 이용해 피부암이나 유방암처럼 주로 피부 바로 아래에 생기는 암을 손쉽게 진단할 수 있다. T-레이 연구의 권위자인 이탈리아 로마 토르 베르가타 대학(Tor Vergata Universita)의 알도 디 카를로(Aldo D Carlo) 교수는 T-레이가 X-레이 영역의 상당부분을 대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우주연구와 생물학, 현미경 등에도 T-레이 활용이 진행되고 있다.

선명한 영상을 얻기 위해서는 광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하는데, X-레이에 비하면 기술의 수준이 걸음마 단계에 있다. 물론 지금까지 자유전자레이저(Free Electron Laser) 또는 방사광가속기(synchrotron radiation)의 전자빔을 이용하는 기술을 비롯해 극초단 레이저나 비선형물질을 이용하는 기술 등이 개발된 것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이 기술들은 실험단계에 머문 상태라서 상용화하기에는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현재 T-레이의 잠재력에 주목한 미국, EU 그리고 일본 등의 과학자들은 T-레이의 공급원을 확대하기 위한 ‘진공 테라헤르츠 증폭기(VTA)’ 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는 일본 쓰쿠바 대학(the University of Tsukuba)에서 만든 고온 초전도체 기술, 마이크로머쉬닝 및 나노테크놀러지와 같은 신기술들이 활용되고 있다.
일리노이주 아르곤 국립 연구소(Argonne National Laboratory)에서는 배터리로 작동하는 소형 장치를 통해 T-레이를 만드는 데 성공했고, 영국에서는 이미 소형 T-레이 카메라가 시판되고 있다.

인체에 해가 없는 T-레이 기술이 진보되는 만큼 X-레이가 없는 세상이 생각보다 일찍 올지도 모를 일이다.
(글 : 유상연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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