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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환 교수의 배이야기 <30> 2030년 대한민국 조선' 글 입니다.

전호환 교수의 배이야기 <30> 2030년 대한민국 조선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07.09.27

조회수 3521

첨부파일 : No File!

 

 

 

[국제신문] 2007년 9월 27일(목) 24면

 

  초대형 호화유람선 '사파이어 프린세스호'


2030년 제27회 '조선의 날' 기념식에 초대되어 거제도의 D조선소로 향했다. 2004년 우리나라 연간 수주실적 1000만t을 돌파한 날인 2000년 9월 15일을 기념하여 2004년부터 이 행사를 열고 있다. 조선분야를 떠난 지 12년 만에 방문하는 조선소.

대학교수로 재직하던 지난 2008년 필자가 개발한 친환경 방오도료가 품질의 우수성이 알려지면서 전 세계에 수출되기 시작해 2018년엔 세계 해양도료 시장의 47%를 점유했다. 당시 방오도료 사업화를 주도한 국내 B그룹 회장은 신의주에 새 공장을 세우면서 나에게 공장관리를 맡아줄 것을 제안했다. 2015년 남북통일이 이뤄진 후 신의주는 거대시장인 중국의 관문이 되었고 IBM, 오라클 등 세계 첨단기업들의 집적화 단지가 이 도시에 들어섰다. 나는 조금이라도 젊은 나이에 새로운 일에 도전하고자 60세가 되던 2018년 대학을 떠났다.

신의주를 이륙한 회사 전용 경비행기는 5년 전인 2025년 개장된 가덕도 해상 신공항의 바닷바람을 안고 사뿐히 내렸다. 24년 전 동남권신공항건설의 타당성 TV토론에서 친환경 부유식 거대해상구조물(메가플로터) 활주로를 주창한 기억이 떠올랐다. 활주로 밑으로 바닷물이 흐르도록 설계돼 활주로 인근은 수많은 수초와 어류들의 쉼터로 자리잡았다.

친환경 메가플로터는 국내조선소에서 세계 최초로 실용화에 성공했다. 이후 해상공항 및 플랜트 부문은 우리나라가 세계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상품이 됐다.

신공항 활주로 옆에는 동남아와 미국 서부를 연결하는 5대의 대형 위그선들이 전용 컨테이너 화물을 싣고 있었다. 90년대 중반부터 필자는 국내 위그선 연구를 주도해 왔다. 대형 상용 위그선이 최초로 태평양을 횡단한 2017년 당시 필자가 느꼈던 감격은 아직도 생생하다.

위그선의 상용화를 주도한 우리나라는 국내 생산과 해외 OEM 생산을 합쳐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는 최근 신문기사를 읽었다. 터미널에서 소형 위그선을 타고 20년 전 완공된 거가대교를 통과해 15분 만에 D조선소에 도착했다.

곧바로 안내된 곳은 강유리로 만든 50층 'U-돔(dome)' 건물. 조선소 창립 50주년을 기념하여 2023년 준공된 이 건물은 새로운 미래 50년을 향해 질주하는 우주왕복선 형상이었다. 조선소에 흩어져 있던 수십 개의 건물을 모두 없애고 한 건물에 집적하여 모든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일의 효율을 높이고 에너지 사용을 크게 줄였다고 한다. 기존 건물들의 자리는 모두 녹지로 꾸며졌다.

조선소의 심장이라고 하는 25층 U-스튜디오로 안내되자 조선소의 현황 소개가 시작되었다. 제품수명관리(PLM) 체계가 완전히 확립된 2017년부터는 사원들의 50%가 재택 및 휴가 근무로 바뀌었다. 모든 사원들은 휴대용 단말기(PDA)를 지참해 언제 어디서든 U-스튜디오뿐 아니라 사원 누구와도 데이터 교환과 영상회의를 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마침 태평양 심해저 메탄 하이드레이트 채굴 현장의 이 회사 건조 탐사선에 문제가 발생해 관련자들 간의 긴급 화상회의가 소집되었다. 미국 출장중인 K 씨와 재택근무하던 J 씨 그리고 휴가 중인 C 씨 등이 스튜디오 77번 화면에 나타나 현장 기술자와 3분간 화상회의를 열어 문제 해결책을 제시했다.

U-돔을 나서 야드로 향했다. 15년 전에 있던 설계동과 생산업무동 자리는 숲이 우거진 동산으로, 독들은 모두 돔으로 덮여 실내 작업으로 바뀌었다. 20년 전 유럽에서만 건조되던 크루저 여객선이 3독에서 건조되고 있었다. 현재 이 조선소의 주력상품이다. 남포와 중국 등에서 제작된 블록들이 이곳에서 강력 접착제로 붙여졌다. 용접은 사라졌고 컬러강판의 도입으로 도장도 극히 일부만 진행된다. 조선이 3D 작업이 아닌 청정작업이 되어 사원의 60%가 여성이다.

국내 모든 조선소와 화상으로 연결된 U-돔의 50층 기념식장. 러시아 출장 중인 산자부장관의 화상 축사와 함께 또 다른 50년을 향한 건배. 7년 전 한일 해저터널의 개통으로 유라시아 대륙 간 고속도로의 시발점이 된 신도시 거대 빌딩 숲이 저녁노을과 함께 창밖으로 다가온다.

현재 세계 1위인 우리나라 조선 산업의 미래를 그려봤습니다. 그때도 우리의 조선이 세계를 지배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열심히 노력한다면 결코 불가능한 미래는 아닐 것입니다. 조선산업의 더 큰 발전을 기원합니다. 애독해주신 독자여러분 감사합니다. -끝-

부산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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