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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O와의 만남 <16> 서승오 대양전기공업 사장' 글 입니다.

CTO와의 만남 <16> 서승오 대양전기공업 사장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07.11.21

조회수 4473

첨부파일 : No File!
 

[국제신문] 2007년 11월 20일(화) 17면

 

"조선은 한국…무엇이든 우리가 개발한다" 는 생각이 원동력
우리나라 조선기자재 국산화 산증인
연구개발통한 장인정신으로 자체 생산
선박용 조명장치 LED교체 연구 진행중
심해 무인잠수정 주요 장비 자체 개발

 
  지난 16일 부산 사하구 신평동 대양전기공업 회의실에서 열린 최고기술경영자(CTO)와의 만남 강연회에서 참석자들이 대양전기공업(주) 서승오 사장의 강연을 듣고 있다. 서순룡 기자 seosy@kookje.co.kr

배를 만드는 조선은 나무가 아니라 수천 수만t 무게의 쇳덩어리를 물 위에 띄우는 기술이다. 그 쇳덩어리의 무게보다 더 무거운 물품을 싣고 하루 1000㎞(시속 약 40㎞)의 속력으로 태평양을 불과 7일 만에 안전하고 정확하게 횡단하도록 만드는 기술이다.

조선산업이라고 하면 거대한 도크와 용접작업을 떠올리고, 조선기자재산업은 철판 등의 자재를 납품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망망대해에서 거친 파도를 헤치며 항해하는 배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비행기나 우주공간의 인공위성에 적용되는 최첨단 과학기술의 집합체이다. 배에는 8만여 개의 각종 부품이 들어간다. 보잉이나 에어버스와 같은 대형 비행기에 10만 개의 부품이 들어가는 것과 비교할 때 오늘날의 배는 바퀴만 제외하고 항공기와 같은 수준의 각종 전자전기 부품이 다 들어간다고 보는 게 정확하다. 우리나라가 일본을 제치고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며 선박 수주 세계 1위의 조선강국이 된 이면에는 언제나 배를 최적의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해 노력해 온 조선기자재 업체의 땀과 노력이 자리하고 있다.

본사와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주최하는 제16회 CTO(최고기술경영자)와의 만남에는 조선기자재 업계의 연구중심기업으로 꼽히는 대양전기공업(주) 서승오 사장이 강연자로 나왔다. 지난 16일 부산 사하구 신평동 대양전기공업 회의실에서 열린 강연회에는 조성제 BN그룹 회장과 최범영 부산자동차부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박윤소 NK회장(부산상공회의소 과학기술위원장) 등 CTO 10여명과 함께 강신원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장, 김태운 경성대 산학협력단장, 김화영 부산대 산학협력부장, 장지호 한국해양대 교수 등 30여명의 관련 전문가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대양전기공업은

대양전기공업은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았다. 지난 1977년 5월 부산 영도구 남항동에서 사장을 포함해 7명으로 출발한 이 회사는 현재 임직원 400여명, 연간 매출액 1000억 원의 중견기업으로 성장했다. 계열사인 (주)대양계기와 (주)대양전장을 포함한 4개 공장과 7개국 14개 해외판매망을 통해 '대양'이라는 이름 그대로 전 세계의 바다를 누비고 있다. 1000만 달러 수출탑은 2001년에 받았다.

 
대양전기공업은 대한조선공사와 대선조선에 근무했던 창업주 고 서승정 대표이사가 설립했다. 2005년 창업주가 타계하자 동생인 서승오 현 대표이사가 뒤를 이었다. 형인 창업주는 전기공학, 동생인 서승오 사장은 전자공학을 각각 전공했다. 서승오 사장은 1974년부터 10년 간 상사원으로 지내다 1984년 형님의 부름을 받으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서 사장은 "대양전기공업의 출발은 탐조등, 항해등과 같은 선박용 조명"이라고 밝혔다. 지금도 조명 부문이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국내 최대의 선박용 조명업체이다. 이와 함께 상선과 유조선은 물론 각종 군함과 특수선에 사용되는 함내외 통합통신시스템(ICS)과 종합항법시스템(INS), 디지털 해도 등 전자·통신분야, 배의 두뇌 역할을 하는 브리지(선장실)의 한 가운데 길게 놓여 있는 각종 계기시스템, 그리고 송풍기 배전반 등 배의 신경망에 관한 거의 모든 제품을 자체 생산하고 있다.

서 사장은 "대양전기공업의 30년사는 우리나라 조선기자재의 국산화 역사"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이 울산 바닷가 맨땅에 조선소를 짓는다며 신조선 수주를 받아오기 시작한 1970년대, 우리나라는 선박 부품소재 산업의 불모지였다. 현대중공업은 조선기자재 국산화팀을 만들어 관련업체를 지원했다고 한다. 대양전기공업도 여기에 힘입어 밤잠을 설치며 각종 선박조명을 자체 기술로 제작, 납품했다. 처음에는 까다로운 선주들이 외국제품을 고집했지만 조선소 측이 선주들을 설득하고, 대양전기공업의 임직원들이 모두 품질 향상에 뛰어들어 난관을 극복했다. 완제품을 수입하는 것이 경제적으로나 시간적으로 쉬운 방법이다. 그러나 대양전기공업은 형광등의 안정기까지 모두 자체 개발하느라 선발업체에 뒤쳐지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1986년 현대의 대형 자동차운반선 안에 설치된 40W 짜리 등 3000여개가 모두 파손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선발업체가 외국에서 수입한 안정기가 문제였다. 사고 후 현대중공업 측은 안정기를 자체 기술로 개발한 대양전기공업의 제품을 선택했다.


회사발전의 원동력은

대양전기공업의 발전 원동력은 선박 조명과 관련된 제품은 무엇이든 내 손으로 개발한다는 장인정신이다. 연간 매출 1000억 원인 이 회사의 연구개발(R&D) 투자는 매출액의 8%를 훌쩍 넘는다. 매출액 대비 20% 가까운 때도 여러번 있었다. 회사가 반석에 올라선 뒤에도 매년 투자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술신용기금 등을 찾아다녔고 "매출액의 20%를 R&D에 투자하면 언제 돈을 벌 수 있겠느냐"는 말을 듣기가 다반사였다. 자체 기술개발을 위해 시험설비를 만들고, 연구개발에 성공하면 또다시 양산설비를 갖추기 위해 재투자를 하는 과정을 해마다 반복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개발한 제품이 모두 5000여 종류에 이르며 배 한척에 많게는 1000여 가지의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1988년 설립된 R&D센터에는 박사급 4명을 포함한 40여명의 연구인력이 있다. 주로 정보통신과 제어 쪽을 맡는다. 광케이블을 이용한 최신 함내 무선통신시스템 개발 때는 연구원 20명을 전담시켰고, LNG선 등에 사용되는 온도센서 개발에는 50억 원이라는 거액을 투입했다고 한다. 서 사장은 "외양보다는 내실을 충실히 하고, 연구개발에 전력을 다하자는 창업 정신으로 모든 제품를 자체 개발해 최고의 성능을 발휘하도록 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다라는 가혹한 환경에서도 빛을 발휘한 대양전기공업의 조명과 전자기술은 육상으로 진출했다. 항해등과 탐조등 제작에 적용되던 산화티타늄 조명기술은 육상의 터널 등에 사용되고 있다. 선박조명 원격조종장치는 가로등 원격제어시스템과 빌딩 방파제 교량의 통합관제시스템으로 화려하게 변신했다. 디지털 해도기술은 KTX 객차 TV화면의 열차 위치 및 속도 표시장치로, 선박의 기어와 펌프에 사용되던 기술은 부산지하철 2호선과 서울지하철 7, 8호선으로 옮겨졌다.


 
  대양전기공업이 개발한 6000m급 심해 무인잠수정 '해미래'
서승오 사장과 미래전략

대양전기공업은 언제나 신제품을 개발하지만 본사 2층 서 사장의 사무실은 1984년 신축 당시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책상은 입사할 때 누군가 사용하던 것을 물려받아 아직 쓰고 있다. 6명이 앉을 수 있는 작은 응접세트는 1970년대의 향수를 자아낸다. 치장되지 않은 사무실의 손때 묻은 책상과 비품들은 이 회사가 '장인(匠人)'들의 일터임을 묵묵히 알려주고 있다.

미래 전략에 대해서도 서 사장은 "먼저 회사의 주생산품인 선박 조명기구를 차세대 LED(발광다이오드) 제품으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형광등이나 할로겐을 사용하는 현재의 조명 제품은 소재 자체가 열이 많이 나 에너지 낭비가 심하고 화재 위험도 있다. 따라서 세계적으로 선박용 조명장치를 LED로 교체하기 위한 연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서 사장은 "국내 조선업계가 미래성장 종목으로 삼고 있는 크루즈선 건조를 위해서도 유럽의 유명 조명제품보다 더욱 뛰어난 명품 조명 개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선박에 사용될 차세대 조명기기는 자동차, 지하철 등 육상 차량은 물론 호텔과 가정용으로 시장 규모가 확대될 것이다. 이와 함께 LNG선 탱크 내부에 부착하는 극저온 온도센서의 국산화, 갈수록 수요가 늘고 있는 무인잠수정 등에 사용되는 각종 전기전자 장비를 첨단 IT기술과 융합시키는 노하우를 차근차근 쌓아가고 있다.

"창업주와 임직원들의 땀과 노력으로 성장한 대양전기공업을 해상용 조명기구 분야의 국내 최고 업체로 유지 발전시키는 것이 나의 역할"이라고 말한 서 사장은 창업주가 사용하던 사무실을 아직도 보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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