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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공동체학교 - 신연초등교 공동 운동회' 글 입니다.

아시아공동체학교 - 신연초등교 공동 운동회

분류 : 공동체 명 부서명 : 부서 명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08.05.09

조회수 3873

첨부파일 : No File!
피부색 조금 다르고 한국말 서툴러도 "우리는 모두 코리안"
아시아공동체학교 - 신연초등교 공동 운동회
부산일보 2008/05/03일자 001면

부산 아시아공동체학교 어린이와 자매학교인 신연초등학교 어린이들이 2일 신연초등교 운동장에서 운동회를 함께 하며 즐거워하고 있다. 사진제공=아시아공동체학교
맘껏 달려보고 싶은 아이들이 있었다. 아직 어리기에, 더 많은 새로운 친구들도 만나보고 싶었다. 엄마 아빠 나라의 책도 읽고 싶었다.

일명 '코시안'(한국인과 다른 아시아인들 사이에서 태어난 2세) 아이들이 모인 아시아공동체학교(부산 남구 문현동) 학생들의 소박한 소망들. 지난 2006년 9월 초등 대안학교로 문을 연 이 학교엔 네팔 파키스탄 중국 러시아 등 다양한 국가적 배경을 가진 37명의 학생들이 있다. "피부 색이 검다", "(한국)말이 서툴다"며 '왕따'까지도 당해봤던 그들. 스스로 의기소침해져 자신있게 나서지 못했던 때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어린이날은 아주 특별하다. 아픔을 털고 맘껏 달려도 봤다. 새로운 친구들도 많이 생겼다. 엄마 아빠 나라의 책을 실컷 읽을 수 있게 된 것도 큰 선물.

아시아공동체학교 학생들은 2일 오전, 인근에 있는 자매학교인 신연초등학교 학생들과 공동 운동회를 가졌다. 학교 운동장이 없어 평소 작디작은 실내 강당에서 운동을 해야 했던 아이들에게는 신나는 하루였다.

사다리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는 장애물 경기도 했고, 젖먹던 힘까지 내 줄다리기도 했다. 릴레이 달리기를 하며 답답했던 가슴도 활짝 풀 수 있었다.

5학년짜리 남학생 손현숙(러시아)군은 "그동안 실내에만 있다 넓은 운동장에서 맘껏 뛰니 정말 즐거웠어요. 운동회를 1년에 여러 번 했으면 좋겠어요"라고 활짝 웃었다. 게다가 신연초등학교 아이들하고도 친구가 됐다.

3학년짜리 여학생 이선호(네팔)양도 "어릴 적엔 피부가 검다고 놀림을 많이 받았거든요. 그래서 새로운 친구를 만나는 게 좀 꺼려졌는데 여기 친구들은 친절하게 대해줬어요. 몇 명하곤 앞으로도 계속 만나기로 했고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아시아공동체학교는 신연초등학교와 지난달 21일 자매결연을 맺고, 운동회 공동 개최와 소풍·수업 등을 통해 학생들 간에 지속적인 교류가 이뤄지도록 약속했다.

아이들은 또 하나의 특별한 어린이날 선물을 받았다. 지난해부터 학교 측이 추진해 온 '국제어린이도서관'이 마침내 2일 개관한 것. 열악한 재정이었기에 도서관은 언감생심 꿈도 못 꾸었다. 하지만 주위의 따뜻한 지원으로 네팔 필리핀 러시아 등의 언어로 된 외국 아동도서 4천여권과 한국 아동도서 4천여권 등 총 8천여권을 갖춘 어엿한 도서관이 이날 생긴 것.

박효석 교사는 "평소 아이들이 엄마 아빠 나라의 언어로 된 책을 읽지 못해 마음이 안타까웠다"면서 "그랜드코리아레저, 부산시교육청, 각국 대사관 등의 도움과 학생들이 두어권씩 가져온 책들로 꿈을 이루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평소엔 여전히 색안경을 끼고 보는 주위의 시선으로 서러움을 겪어야만 하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 부적응과 소외로 이 아이들 얼굴에서 웃음기가 갈수록 줄어드는 것도 사실이다. 황수미 교사는 "아이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따뜻한 시선이다. '단일민족'의 배타성을 깨고, 다양성을 존중할 줄 아는, 우리 사회의 인식변화를 정말 기대한다"고 호소했다.

최세헌 기자 edu@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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