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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할아버지 뜻 이어받아 ‘사랑의 인술’ 펴다 작성자 : 관리자 작성일자 : 2010.12.20조회수 376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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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뜻 이어받아 ‘사랑의 인술’ 펴다[중앙일보] 2010.12.20장여구 서울백병원 교수
장여구 교수 등 ‘장기려 메디컬 캠프’ 자원봉사자들이 캄보디아 프놈펜 헤브론병원에서 갑상선 환자의 종양 제거 수술을 하고 있다. [인제대 백병원 제공]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3시간 거리에 있는 가난한 마을에 사는 예이 쏙(28·여)은 지난 10년 동안 숨을 깊게 쉴 수가 없었다. 10년 전 왼쪽 갑상선에 혹(양성종양)이 생겨 기도를 압박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이 없어 수술은커녕 병원을 찾을 수도 없었다. 캄보디아에선 의사를 한 번 만나려면 평균 월급(약 60달러)의 5분의1을 들여야 한다. 쏙은 프놈펜 헤브론병원에서 지난 9일 ‘장기려 메디컬 캠프’ 의료봉사단(단장 인제대 부산백병원 외과 김상효 교수)으로부터 종양 제거 수술을 받았다. 서울백병원과 부산백병원 의료진으로 이뤄진 봉사단은 7~11일 현지에서 빈곤층 갑상선 환자 13명을 무료 수술했다. 교통비와 동행 가족들의 체류비까지 지원했다. 쏙의 갑상선 종양 제거 수술을 집도한 서울백병원 외과 장여구(46) 교수는 고 장기려 박사의 친손자다. 장 박사의 봉사정신이 대를 잇고 있는 것이다. 장 교수는 “수 년간 캄보디아 오지에서 이동진료봉사를 해왔다. 더 이상 수술이 필요한 환자를 여건이 안 된다고 돌려보낼 순 없다는 생각에 이번에는 마음먹고 수술 채비를 해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개월간 수술 봉사를 준비했는데 그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며 “경비가 해결되지 않아 무산될 뻔 하기도 했다”고 고충을 털어놨다. 다행히 봉사 취지에 공감한 국내 제약사 몇 곳과 부산과학기술협의회가 경비와 필요 의약품을 보탰다. 수액제를 무제한 지원해준다는 곳도 있었지만 운송료가 많이 나와 포기했다. 장 교수는 “하지만 조명과 수술용 침대, 오래된 마취기가 전부인 현지 사정상 수술기구부터 지혈기·침대보·거즈까지 수술에 필요한 건 모두 준비해갔다”며 “그 덕분에 오지에서 무사히 수술을 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장기려 메디컬 캠프는 국내외에서 다양한 의료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장기려기념사업회(이하 기념사업회)에서 새롭게 진행하는 의료봉사단이다. 기념사업회는 평생을 의료 사각지대에 놓인 환자들에게 봉사하며 무소유를 실천한 ‘한국의 슈바이처’ 고(故) 장기려 박사(1911~95)의 정신을 잇기 위해 97년 발족했다. 기념사업회 소속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은 휴가를 반납하고 자비를 들여 활동한다. 하지만 이번처럼 마취부터 수술, 간호까지 완벽한 수술팀을 꾸려 해외의료봉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장 교수는 “할아버지(장기려 박사)는 항상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를 우선시 하라고 말씀하셨다”며 “봉사는 한 번 시작하면 의무감이 절로 생긴다. 여건이 된다면 지속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마침 내년이 할아버지인 장기려 박사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여서 그 분을 기리는 뜻에서 더 많은 의료 봉사활동을 펼치고 싶다”고 덧붙였다. 후원 전화 02-757-3760, 우리은행 101-05-025236(예금주 장기려기념사업회).황운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