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광릉수목원에 증발산 측정탑과 생태수문관측시스템을 구축해 물의 양과 흐름 파악 02 고해상도 위성 LANDSAT의 데이터와 비교분석해 광릉 지역의 물의 양과 흐름 계산 03 저해상도 위성 MODIS의 데이터와 비교분석해 한반도 전체 물 순환정보 추출 | |
"오! 주여, 지금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주님께서 메마르고 가난한 땅, 나무 한그루 시원하게 자라 오르지 못하고 있는 땅에 저희들을 옮겨와 앉히셨습니다."
이것은 연세대학교를 설립한 언더우드 선교사의 1885년 기도문의 일부다. 지금부터 약 120년 전 한국에 극심한 가뭄이 있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복원된 지난 220년간 서울의 강수 자료를 살펴보면, 19세기 말에 30년 이상 길고 극심한 가뭄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기후는 역동적이어서 반복되어 일어나고 있으며, 지난 100여 년 동안 발생하지 않았던 극심한 가뭄은 언제든 다시 우리에게 다가올 수 있다. 'HydroKorea' 연구는 과학기술부의 21세기 프런티어연구사업 중 하나인 '수자원의 지속적인 확보기술개발' 사업의 핵심 프로젝트이다.
물의 행방을 추적하는 'HydroKorea'는 지상의 생태수문 감시와 컴퓨터 모델링 그리고 인공위성 영상 분석 등을 통해 한반도 육상생태계의 물 순환을 규명하는 연구를 한다. 수자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 눈에 보이지 않는 물을 추적한다-증발과 증산
내린 비의 반 정도는 토양과 식물 표면에서 직접 '증발'한다. 뿌리를 통해 흡수된 물은 식물의 기공을 거쳐 대기로 돌아가는데, 이를 '증산'이라고 한다. 증발과 증산을 합쳐 '증발산'이라 한다. 나머지 반은 '유출'된다. 즉 토양 표면에서 낮은 곳으로 이동하고, 다시 토양으로 흡수된다.
결국 물 순환을 이해하려면 증발산과 유출양이 얼마나 되는지를 알아야 한다. 이를 위해 연세대는 '하이드로코리아'(HydroKorea) 연구팀을 만들었다. 한반도 숲에서 강수량 증발산 유출 지하수 등을 실제로 측정해 물 순환을 이해하려는 것이다. 특히 증발산은 눈에 보이지 않아 측정이 어렵다. 연구팀은 숲에 높은 탑을 세워 그 위에 고속반응 초음파 풍속계와 수증기 농도분석기기를 설치, 풍속과 습도의 변화를 관측한다. 또한 바람은 여러 방향에서 계속 불어오기 때문에 비록 탑이 세워진 한 지점에서 관측한다 해도 넓은 지역을 포괄하게 된다.
탑에서 증발산을 관측한 다음 컴퓨터 모델링을 이용해 바람의 방향을 역으로 추적하면 증발산이 숲의 어느 곳에서 얼마나 일어났는지 알아낼 수 있다. 증발산이 일어나 탑까지 온 경로를 파악한다는 뜻에서 이 방법을 '발자국 분석'이라 부른다. 관측된 자료를 물리학의 기본법칙인 보전 방정식에 적용하면 정해진 시간동안 숲 전체에서 대기로 얼마만큼 증발산이 일어나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 광릉 산림에서는 증발산이 얼마나 일어나나
현재 연구팀은 국립산림과학원과 국립수목원의 협조를 받아 광릉 산림 내에 증발산 측정탑 두 개와 생태수문관측시스템을 구축했다. 맑은 여름날 광릉 숲은 하루에 4㎜(1㎡ 당 2ℓ들이 생수 2병 정도)의 물을 대기로 방출한다. 광릉에서 2년간 관측된 자료를 바탕으로 계산한 결과 증발산은 약 3분의 1, 유출은 약 3분의 2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릉에서 관측하고 있는 시스템을 우리나라 전체에 설치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필요하다. 따라서 한반도 전체를 감시하는 인공위성에서 관측한 숲의 영상자료를 지상에서 실제로 측정한 자료와 비교분석하여 증발산을 비롯한 물 순환 정보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개발 중이다. 이는 마치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은데, 물 순환 퍼즐은 2차원이 아니라 시간을 포함한 4차원 퍼즐인 셈이다.
머지않아 일기예보에서 이런 말을 듣게 될지도 모르겠다. "오늘의 강수 확률은 20%, 예상 증발산량은 4 mm, 토양 수분량은 30%입니다. 작물 재배와 야외 활동, 저수지 및 댐 관리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연세대학교 대기과학과 교수
주최 : 국제신문 과학기술부 한국과학재단 부산과학기술협의회
시간 :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장소 : 부산역 대회의실